내달 4일까지 서울 하이트컬렉션서 40여점 전시

▲ 권진규 작 ‘남자흉상’
한국 현대 조각의 문을 연 춘천출신 조각가 권진규 선생(1922∼1973)의 작품이 서울 ‘하이트컬렉션’에서 전시된다.

권진규 전은 하이트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120여점의 작품 중 ‘탈주’를 주제로 한 ‘서 있는 말’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 등의 40여 점을 선보인다. 권 작가가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 나가던 1960년대 후반의 작품들이 주로 전시된다.

내면의 정신성과 한국성을 응축시킨 조형세계를 찾고자 했던 권 작가는 근대기의 사실적인 조각을 계승, 발전시켜 한국에서 구상조각을 정립시켰다.

특히 권 작가는 재료나 양식, 작품의 영역에 있어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대리석, 브론즈, 나무, 석고 등 뿐만 아니라 당시 한국 조각계에서는 거의 시도하지 않았던 테라코타와 건칠도 다뤘다. 작품의 영역에 있어서는 잘 알려져 있는 남녀 초상조각뿐 만 아니라 동물상, 부조 등 도 제작했다.

이번 전시는 ‘전령’ ‘구멍’ ‘구원’ ‘침묵’ 이라는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각 섹션들은 독립적으로 완결되어 시작과 끝이 확정된 닫힌 구조가 아니라 서로 상통하며 순환하는 비정형의 열린 구조로 관람객을 인도한다.

권진규 작가는 1938년 춘천고보(현 춘천고)에 입학, 1943년 졸업 때까지 약사동 망대 아래 동네에서 하숙을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고교 졸업 후 1959년까지 일본에서 활동했다.

1959년 귀화 권유를 뿌리치고 귀국했지만 궁핍한 생활과 병고에 시달리다 51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연’을 주제로 한 설치미술가 서도호(48)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돼 8m에 달하는 역동적인 토네이도(회오리바람) 등의 대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3월 4일까지 일반에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다. 문의 (02) 3219-0271. 윤은정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