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섭 교수 ‘선교장-’… 조선 양반 주거문화 등 조명

▲ 강릉 선교장 활래정.
   
예로부터 강릉은 산이 푸르고, 물이 푸르고, 강릉 사람의 마음이 푸르러 삼청(三靑)의 고을로 불렸다. 선교장(船橋莊)은 매우 강릉적이다. 뒷산이 푸르고, 집 앞의 호수가 푸르고, 사람의 마음이 푸르다. 뒷산에는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수백 년을 지켜온 노송들이 총림해 있다.

차장섭 강원대 삼척캠퍼스 교수(사진)가 아름다운 사람이 살았던 아름다운집 선교장 사랑을 담은 ‘선교장-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집 이야기’를 출간했다. 삼백 년 역사의 강릉 이 씨가(李氏家) 가 경영해 온 ‘선교장’은 한 채의 전통 살림집에 그치지 않고, 우리 가족사의 독특한 가부장적 전통, 그리고 인문정신과 풍류문화를 일구어낸 산실로 존재한다.

개기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내력, 대장원을 형성한 전통건축의 지혜와 아름다움, 집안 경영의 철학과 다양하게 꽃피운 문화까지 이 책은 오늘의 시점에서 선교장을 풍부하게 조명하고 있다. 책은 강릉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시대 고택 ‘선교장’에 대해 역사학자 차장섭 교수가 오랜 기간의 자료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엮은 한국의 대표적인 양반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크게 △강릉 이씨가(李氏家)의 삼백 년 역사 △선교장, 그 대장원(大莊園)의 건축과 아름다움 △배다리집 사람들의 경영철학과 문화 등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선교장 장서목록은 덤으로 실었다. 책에는 선교장이 건립될 무렵부터 현재까지의 이 집안의 역사,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 상류주택이면서 특색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는 건축구조, 그리고 이 집안을 이끌었던 사람들의 경영철학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저자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인격이 있듯이 집에 ‘가격’이 있다고 여겨 집을 하나의 주체로 간주하였다고 전제한 뒤 한 가옥의 역사는 그 건축물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았던 사람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선교장을 칭송하고 있다.

   
이는 선교장의 세 가지 향기인 ‘솔향’, ‘연향’, ‘사람의 향기’와 의미를 같이하며 강릉을 대표하는 소나무와 배다리 골의 연향, 선교장 사람의 향기를 설명하고 있다.

차장섭 교수는 “사람과 집은 하나다. 사람을 보면 그가 사는 집이 보이고 집을 보면 그 안에 사는 이의 모습이 느껴진다”며 “따사로운 인심에서 나오는 선교장 사람들의 향기는 솔향, 연향과 어우러져 선교장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고 전했다.

포항 출신으로 경북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차 교수는 강원대 강원전통문화연구소 소장과 도서관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조선후기 벌열 연구’, ‘고요한 아침의 땅, 삼척’, ‘인간이 만든 신의 나라, 앙코르’ 등이 있다.

열화당. 227쪽. 2만원. 윤수용 ys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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