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가축 살처분 고통·희망 담은 ‘문래에서’
24일 김유정문학촌서 시상

   
춘천 출신 강영숙(45·사진) 소설가가 제5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 전상국)는 12일 ‘현대문학’ 2011년 3월호에 발표된 강 작가의 단편소설 ‘문래에서’를 제5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견작가 김치수와 오정희, 전상국 씨가 심사를 맡은 올 김유정문학상은 16편의 중간심사에 이어 구효서 작가의 ‘바소 콘티누오’, 김숨 ‘막차’, 이승우 ‘칼’, 이장욱 ‘이반 멘슈코프의 춤추는 방’ 등과 최종심사 경합을 벌인 강 작가의 ‘문래에서’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김유정문학상운영위원회는 “강영숙 작 ‘문래에서’는 독특한 톤으로 아직 진행 중인 구제역 가축 살 처분 상황을 발 빠르게 작품 소재로 선점한 수작”이라며 “특히 비명을 지르며 생매장되는 동물들과 함께 매몰되는 것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며 우리들이 도살자이자 곧 도살물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은 우리에게 가해지는 고통에 무감각해지지 않는 것이라는 것, 괴로워하는 정신이며 사랑이라는 것, 그것만이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작가는 그야말로 온힘을 다해 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작품의 문학적 성과가 1930년대 김유정 소설이 도달했던 어떤 경지를 연상시킴으로써 그 시대 김유정이 거둔 문학사적 가치 전승에 크게 이바지한다고 믿어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호평했다.

강영숙 작가는 “문학인으로서 김유정문학상을 타게 돼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춘천 사람으로서 춘천에서 주는 상인만큼 더 뜻깊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강 작가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8월의 식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흔들리다’, ‘날마다 축제’,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와 장편소설 ‘리나’, ‘라이팅 클럽’ 등이 있다. 제39회 한국일보문학상과 제4회 백신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국 유수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소설 300여 편을 대상으로 한 올 문학상은 한국수력원자력(주)한강수력본부(본부장 김세경)가 재정지원을 하고 (사)김유정기념사업회와 김유정문학상운영위원회가 진행했다.

수상자에게 3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전 11시 춘천시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다.

역대 수상자 및 수상 작품은 다음과 같다.

△제1회= 윤대녕 ‘제비를 기르다’ △제2회= 김중혁 ‘엇박자D’ △제3회=최수철 ‘피노키오들’ △제4회=김애란 ‘너의 여름은 어떠니’

윤수용 ys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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