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위생 트집 보상금 요구

소비자단체에 막무가내 민원

일명 ‘블랙컨슈머(보상금을 타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상인과 소비자 단체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27일 도내 소비자 상담센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에게 보상을 쉽게 해주는 심리를 노리고 거짓 피해를 지어내거나 부풀리는 악의적 제보전화가 하루에도 수차례 걸려와 다른 민원 해결까지 방해하고 있다.

블랙컨슈머의 전형적인 사례는 다짜고짜 ‘얼마를 받을 수 있겠냐’고 묻는 것으로 횟집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신선한 재료를 쓰지 않았거나 위생이 불량하다는 트집을 잡아내는 사례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춘천의 한 레스토랑 관계자는 “조그마한 먼지가 발견돼도 비싼 요리나 무료 쿠폰 제공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고 그 때마다 몇 만원씩 피해를 본다”며 “원하는 조치를 취해 주지 않으면 인터넷 사이트나 지역 커뮤니티에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악의적인 소문을 내기 때문에 일단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소비자 단체에서는 악성 소비자의 민원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냉정한 대응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막무가내식 민원을 끈질기게 이어오는 경우가 많아 정상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처럼 제도적으로 보장된 권익을 악의적으로 남용하는 소비자들에 의한 피해가 늘어나자 법원에서도 최근 적발된 악성 민원인에 대해서는 실형까지 선고했다.

지난 22일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를 일부러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 뒤 충전 중에 폭발했다고 거짓으로 제보, 해당 회사로부터 500만원의 보상금을 챙긴 블랙컨슈머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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