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화된 관광선으로 다시 태어난다

▲ 1980년대 호황을 누리던 태백선이 각종 관광사업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구절리∼아우라지역 레일바이크 사업 35억 수입

체험형 관광상품 태백 눈꽃열차도 관광객 급증


태백선은 산업선이다.

‘구국(救國)의 자원’이나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석탄을 도시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철도노선이다.

태백선은 일제가 만들어 놓은 남북종관의 기형적 철도망을 보완하기 위해 해방후 최초로 건설된 동서횡단선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이 추진되기 전인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 태백선에는 하루에 250여대의 화차가 탄광촌을 지나다녔다. 당시 철암역 직원이 300여명에 달하고 석탄운송 수입이 웬만한 지방철도청의 수입과 맞먹을 정도로 산업선으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86년 석탄산업 합리화를 위한 ‘석탄산업법’이 제정되고 1987년 10월 개별 한계탄광의 통폐합이 추진되면서 산업선으로 시작된 태백선의 역할도 같이 축소됐다.

산업선으로 수명을 다한 태백선이 관광선으로 다시 태어나려고 하고 있다.

새 생명의 단초는 ‘환상선 눈꽃열차’와 ‘태백산 눈꽃열차’다.

1998년 12월 13일 최초로 운행한 ‘환상선 눈꽃열차’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해발 855m의 추전역이 있는 태백선과 승부역이 있는 영동선 등을 돌아보는 관광열차였다.

기차를 타면서 열차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겨울 정취와 함께 눈, 눈꽃을 보도록 개발한 이 상품은 도시사람들에게 설렘과 옛추억을 전해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 여세를 몰아 개발된 상품이 태백산 눈꽃열차다.

태백산 눈꽃열차는 환상선 눈꽃열차처럼 열차내에서만 즐기는 여행이 아닌 열차 밖으로 나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된 상품으로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 때문에 태백산 눈꽃열차가 운행을 시작한 2001년에는 4만여명이던 관광객이 2005년에는 12만5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다.

태백산 눈꽃열차를 타고온 관광객 1명당 6만5000원을 소비해 태백지역에 24억여원의 생산파급 효과를 낸 것으로 태백시는 분석하고 있다.

구절리역부터 아우라지역 7.2㎞구간의 폐선을 활용한 레일바이크 사업은 정선군의 효자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5년부터 철도청, KTX관광레저(주)와 공동으로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한 정선군은 지난해 35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고 수십명의 지역주민의 고용창출 효과도 보고 있다.

열차와 재래시장을 접목한 정선아리랑 관광열차도 운행해 지역경제유발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선군은 이같은 관광산업을 바탕으로 민둥산역서 구절리를 연결하는 정선선 전체를 관광자원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우라지역은 레일바이크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정선아리랑의 문화 혼과 융합되고 있어 해마다 최소한 40만명 이상에게는 이미 매력있는 지역이 된 만큼 도시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줄 수 있도록 태백선과 정선선을 지역의 특화된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개설되는 원주~강릉간 복선전철을 가장 경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태백선은 속도 경쟁에서는 경쟁력을 잃은 만큼 오히려 느림의 여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코레일에서 판매하고 있는 ‘내일로 티켓’을 활용하는 방안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만25세 이하 승객들에게 방학시즌인 여름과 겨울에만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내일로 티켓’은 5만4700원이란 초저가에 KTX를 제외한 모든 노선의 열차를 7일 동안 무제한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일로 티켓’을 판매하는 역마다 숙박시설이나 교통편의를 제공해 영월역이나 추전역, 정선역 등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올림픽수송지원센터장은 “산에서 나온 나물에 술 한잔 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산악자전거, 산악보드, 음악공연 등 젊은이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와 융합할 수 있게 역을 개선하고 기차도 개선하면 태백선도 관광선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끝> 진종인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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