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일, 즐거움·행복의 시작”

사회적 기업가 이천식(59)대표. 그의 눈빛은 맑다. 선한 웃음. 그 웃음에 녹아든 삶에 대한 진지함. 그리고 애정. 백묵 대신 삽과 톱을 잡은 손에선 따뜻함이 묻어났다. 가르치지 않고, ‘더불어 함께’를 배워가는 그의 삶. 그의 칠판엔 ‘나눔’이란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 이천식 춘천도시농업센터 대표가 목공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 해결 모색

양질 일자리 창출이 진정한 복지



- 평생 교직에 몸 담았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극심한 양극화의 늪에 빠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 약자로, 사회적 약자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다. 30여년을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말로만 진리와 진실을 논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취업의 뒷전에 서 있는 젊은 교사 한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퇴직을 결심했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보자는 취지에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 사회적 기업은 나눔 운동의 또 다른 형태다. 보람은.


“나와 이웃, 우리가 서로 나누며 살아간다면 그야말로 즐겁고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기업들은 사회적 책무를 순위 밖으로 밀어낸다. 하지만 공익을 앞세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수익을 창출해서 사회로 되돌리는 사회적기업은 그 활동 자체가 ‘나눔’이다. ‘소유의 삶’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더 많이 갖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적은 것에 만족하고 작은 것을 아름답게 볼 수 있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게 된다.”



- 춘천도시농업센터도 그런 취지에서 만드셨는데, 현재 상황은.


“약자와 패자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이 모여 도시농업센터가 만들어졌다. 2006년에 비영리 단체로 출발, 130여 회원이 함께 하며 지난 6월 강원도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현재 12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목공 작업장과 텃밭, 어린이 생태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 노인들을 많이 고용하셨다. 어려움은 없으신지.


“우리 사회는 ‘고령자들은 일할 수 없다’는 선입견으로 노동에서 소외시키고 부양 대상자로 취급한다. 그런 논리로는 점점 더 많아질 고령자들을 부양할 수 없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선의 부양 방법이자 공생의 길이다.”



-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복지정책이 어떤 형태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최소한의 생계비를 챙겨주는 식의 복지정책을 넘어서야 한다. 인간적 가치와 자존을 되살리고 귀찮은 존재가 아닌, 우리의 소중한 이웃으로 끌어안고 함께 공동체의 일원이 될 때 행복한 사회를 이룰 수 있디. 자존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속적인 일자리를 통해 긍정적 태도와 건강한 삶을 갖게 한다면,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서 진정한 복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교직을 거쳐 사회적기업 운영자로 변신했다. 어떻게 다른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지금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상과 달리 끊임없이 일을 찾고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사람을 만나고 하면서 바쁘게 지낸다. (잠시라도) 머물러 있을 틈이 없다. 또 내 일을 대신해 줄 사람도 없다.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생태 체험활동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고장의 휴경지를 텃밭으로 일궈, 시민들이 이웃과 더불어 일하며 생산하고 나누는 삶을 살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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