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유통·서비스 사업 강화 ‘선택 아닌 필수’
도내 마을기업 대부분 농산물 판매·농촌 체험 국한… 상품 고도화·통합지원체계 구축 필요

최근 지역성과 수익성을 근간으로 ‘주민 공동의 참여와 분배’를 중시하는 마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마을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선상에 위치한 구조적 한계로 기업육성·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민일보가 강원발전연구원 일자리 인재개발센터와 공동으로 마련한 연중시리즈 ‘일자리 창출 캠페인’ 열여섯 번째로 강원도의 ‘마을 기업의 진화’를 조망해 본다.


 

▲ 속초 응골딸기 출하 모습.


# 도내 마을기업의 현황과 사례

지역 내부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의 기업을 육성하는 핵심의 단초로 풀뿌리 경제의 근간인 마을기업 키우기가 중요한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기업유치, 보조금 지원과 같은 외부의 투자나 지원에만 의존하는 지역정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발전연구원(원장 김종민)은 ‘마을기업의 진화’ 정책메모를 통해 마을기업 육성은 단순한 양적 증대를 넘어서 ‘기업 전문화와 상품 고도화’로 연결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농촌지역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가공, 유통,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2·3차산업 마을기업이 필요한 시점에서 1차 생산을 담당하는 ‘마을기업 연합’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난 5월 말 현재, 도내에는 모두 64개 마을기업이 선정·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내용별로는 농산물 판매와 농촌체험이 주를 이루면서 가공·유통 등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선정된 44개 마을기업 분석 결과, 사업내용은 농산물 1차 생산 판매가 34%(15개)로 가장 많았으며 △복합형(농촌체험과 농산물판매) 32%(14개) △농촌체험 16%(7개) △농산물 가공 11%(5개) △농산물 유통 4.5%(2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마을기업의 평균 매출액(2011년 6월 현재)은 1억9100만원으로 △연매출 2억 원 이상(9개 기업) △연매출 5000만 원 이하(16개 기업) 등으로 마을별 매출액 편차가 컸다.

이는 ‘심층수 표고버섯’, ‘전통떡’, ‘쌈채’ 등 마을기업에 주력 상품의 존재 유무에 따라 매출고가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특히 마을기업은 주민 다수가 출자한 공동체 기업으로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출자하지 않은 주민들도 기업의 생산 활동에 참여, 일자리 제공이 가능하고 노약자 등 일자리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도 마을발전 기금 조성을 통해 복지, 문화,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마을기업은 지역 내 생산기반을 주축으로 기업 활동에 참여, 지역 내 인적자원 활용과 상품화도 쉽다.

마을 기업의 장점은 창업에 따른 낮은 외부 의존성과 리스크, 전통적 가공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명·건강 등 미래 트렌드에 맞는 상품화 우위 등이다.

강원도 우수 마을기업은 △양양 송천떡마을 영농조합 △속초 하도문 영농조합 △고성 믿음표고버섯 영농조합 △속초 응골딸기 영농조합 등이 꼽히고 있다.

도도 행전안전부의 ‘마을기업 지원사업’을 비롯해 ‘마을기업형 새농어촌건설운동’, ‘마을기업형 여성창업사업’, ‘마을기업형 탄광지원 주민창업사업’ 등 마을 기업과 유사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 농촌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가 환하게 웃고 있다.


# 마을기업의 문제와 과제

도내 마을기업의 과제는 농산물 판매와 농촌체험이 주를 이루면서 가공·유통 등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이다.

마을기업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체계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선상에 위치한 관계로 체계적으로 지원할 법·제도적 기반도 부족하다.

그러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유통·판매에 걸친 ‘브랜드개발’, ‘가공·유통지원’, ‘통합마케팅·홍보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행정지원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지자체 단위의 행정지원이 절실하다.

기업지원 사각지대인 마을기업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

또한 경영 책임주체의 부재와 기업경영 전문성 부족을 겪고 있는 마을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책임성과 경영마인드를 갖춘 핵심주체인 ‘경영조직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책임주체를 명확히 하고 마을기업은 마을생산물을 기반으로 한 소득창출에 초점을 맞춘 경영조직체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을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1차 생산물 판매를 넘어 2차 가공 산업 및 3차 유통·판매·서비스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형태의 마을기업의 진출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마을 기업 연합’은 가공·유통·판매 등을 전담하는 2차 산업 마을기업과 농촌관광·직판장·식당 운영 등 서비스를 전담하는 3차 산업 마을 기업 등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관련 마을기업 시범사업 추진 △1촌 1기업 육성 추진 △마을기업 통합지원 체계 구축 △마을기업 상품의 전문 홈쇼핑 채널 운영 검토 △마을기업 상품 박람회 개최 검토 등도 마을기업 발전을 위한 정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경배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민밀착형 소득 2배, 행복 2배의 실현은 민생경제 기초단위인 마을기업 육성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이를 위해 마을기업 연합과 상품 고도화 그리고 통합지원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수용


[미니해설] 마을기업은 주민이 주도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을 의미한다. 영리기업은 소득분배와 지역공동체성에 한계, 시민단체는 수익성의 한계, 사회적 기업은 지역성과 주민공동참여에 한계를 지니고 있는 반면 마을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의 기업 형태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