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기태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근 병원은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소아환자가 급증했다. 단순 감기에서부터 독감, 노로바이러스 장염까지 요즘 유행하는 질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늘어난 탓이다. 기존과 다른 형태를 띠는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로 인해 기존보다 증상이 심한 것은 물론 27년 만의 한파로 예년보다 계절성 질환의 유행시기가 보름 이상 빨라졌다. 그 중에서도 초겨울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노로 바이러스는 한파와 맞물려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어린이집 곳곳은 결원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걸려 입원한 어린이와 감염을 우려해 등원을 포기한 아이들까지 더해져 정원 모두가 출석하는 날이 현저하게 줄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월별 발생분율은 2월이 52.2%, 3월 45.5%, 11월 42.1% 순으로 2월이 가장 높지만 올해는 최근 4주간 바이러스 검출률이 42.8%나 됐다. 이는 최근 4년간의 평균 검출률보다 30.8%나 높은 수치다. 지난 18일 병원을 찾은 학부모는 “어린이집에서 노로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맞벌이 특성상 결원할 수 없어 보냈다가 결국은 옮았다”며 “밤새 물을 먹이고 증상을 지켜봤지만 머리가 아프고 토를 심하게 해 아침 일찍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10년 전만 해도 겨울철에 발생하는 장염은 로타바이러스와 아스트로바이러스, 캘리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로타바이러스는 서울지역에 거주 중인 어린아이의 설사 원인 중 4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다. 그러나 백신이 개발되고 예방접종이 시작되면서 로타바이러스의 발병률은 현저하게 줄었다. 반면 노로바이러스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이러스의 지속기간이 길어진 데다 전 세계에 걸쳐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등 유행적인 면이 큰 탓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노로바이러스는 60도 이상의 온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을 만큼 생존력이 강해 추운 날씨와 더해져 감염률이 높다.

대개 바이러스 감염 후 1∼2일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보통 약 1∼4일 동안 지속되나 10일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오염된 조개류에서 주로 감염 하수도로 오염된 조개류를 덜 익혔거나 날것으로 먹은 경우 주된 감염원이 된다. 감염 경로는 경구∼분변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증상은 식중독이나 장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사와 구토, 발열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로타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구토와 두통은 심한데 반해 고열과 설사 증상은 약한 특징이 있다. 특히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아 성인도 걸릴 수 있다. 하루 정도의 잠복기 이후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극심한 증상을 제외하고 대부분 3∼7일 내에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그러나 탈수가 심하거나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입원 치료를 요할 수도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탈수증상을 막기 위해 수액을 맞거나 수분을 섭취한다. 또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환자의 구토물과 물건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는 만큼 인파가 몰리는 곳은 삼간다. 외출 후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 감염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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