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무장관·무수석 원인
육사·고시출신 우대… 핵심측근 중용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현재 청와대와 행정부 주요 공직 후보자 24명을 인선했다.

이날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장과 3개 수석의 인선을 포함해 공직 후보자 가운데 강원도 출신이 1명도 없어 그 배경으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과 집권초 권력의 생리를 지목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을 전후해 지역안배 등을 포함한 대(大) 탕평인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주요 공직 후보자 24명은 출신 지역별로 △수도권 10명(서울 8명, 인천 2명) △영남권 8명(경남 3명, 경북 2명, 부산 2명, 대구 1명) △충청권 3명(충북 2명, 대전 1명) △호남권 3명(전남 1명, 광주 1명, 전북 1명)이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로 우선 손꼽을 수 있는 것은 행정고시, 외무고시, 사법시험 등 각종 고시와 육군사관학교 출신자 우대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과 관련, 5공과 6공시절의 ‘육법당(陸法黨)’을 거론하며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다”고 충언했다.

‘육법당’은 육사와 법대 출신 당파를 말하지만 의미를 확장하면 대표적인 파워 엘리트 그룹의 기득권 세력을 총칭한다. 공직 후보자 24명 중 행시 출신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 등 7명, 사시 출신은 정홍원 총리 후보자 등 5명, 외시 출신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 1명 등 고시 출신자는 13명이다.

육사 출신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3명이다. 소위 ‘육법당’ 출신이 무려 16명으로 전체 공직 후보자의 70%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 기술 관료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현대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당선인은 또 능력이 검증된 신뢰할 수 있는 인사를 중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청와대 허태열 비서실장,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도 믿고 다시 쓰는 인사 스타일이 낳은 인선이라는 평가다.

허 내정자는 2007년 대선 경선부터 박 당선인을 도운 친박계 핵심이고, 유 내정자도 인수위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하면서 신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조윤선· 유정복 ·윤병세 장관 내정자도 그동안 당선인과 당 및 자문그룹 등에서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쌓은 인사들로 분류되고 있다.

집권초 친정체제 구축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글로벌 경제위기의 장기화, 영토분쟁 등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으로 인해 ‘탕평인사’ 보다는 ‘친정체제’ 구축이 시급, 그동안 중앙 정치무대에서 소외됐던 도출신 인사들이 새 정부 인선에서도 배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출신 인사들은 박 당선인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2007년 대선부터 2012년 대선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사가 많지 않고, 당연히 능력과 신뢰를 검증받을 기회도 없어 1기 내각 구성과 청와대 인선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기호 새누리당 도당위원장은 “지금은 마음이 좀 불편하다. 하지만 5년 임기 중에 강원도 사람을 쓸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면서 “좋은 사람들을 고르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앞으로 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남궁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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