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아픔딛고 오순도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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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자락에 터를 잡고 함태탄광과 함께 한 태백시 문곡 소도동 1통 일명 버들치 마을 전경.
 태백산을 이고 사는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태백산을 오르는 길목에서 터를 잡고 함태탄광과 함께 한 태백시 문곡 소도동 1통 일명 버들치 마을.
 93년 함태탄광이 폐광되기 전 40여년을 함태탄광과 함께 한 주민들은 탄광의 옛 추억을 잇지 못한다.
 지난 52년 개광한 함태탄광은 연간 70만t을 생산할 정도로 국내 탄광중 굴지의 탄광으로 손꼽혔다.
 탄질도 국내 최고여서 50~60년대 일본과 대만에 연간 300만달러 어치를 산업용으로 수출할 정도로 탄질이 우수했다.
 직원만 2천200여명이 될 정도로 거대 탄광인 함태탄광.
 이 곳에 일자리를 두고 살아온 주민들은 한 결같이 외지인들이다.
 대구 포항 인근 경북 봉화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형제처럼 지냈다.
 난데없는 폐광이 되면서 생계가 막막해진 주민들은 모두들 일자리를 찾아 떠났으나 110여가구 주민들은 이 곳을 버리지 못하고 눌러앉았다.
 해발 700m에서 민족의 영산 태백산을 바라보며 과거 탄광이 호황을 누리던 곳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면서도 이 곳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
 1천200여명의 주민들은 과거를 묻고 하늘과 호흡하며 단란하게 살고 있다.
 모두들 함태탄광의 한솥밥을 먹은 식구여서 형제 같고 자매같다.
 이 때문에 어렵게 살면서도 한달에 한번은 꼬박 함태탄광 친목회를 갖고 과거를 회상한다.
 한 마을이 탄광 때문에 형성된 탓에 어느 마을 어느 지역 못지 않게 주민들의 단합은 남다르다.
 최근 폭우로 인해 마을 둑이 무너져 침수 위기에 처해있을 때에도 주민들이 군과 경찰 등과 함께 합심해 무너지는 둑을 막아내기도 했다.
 함태탄광의 흔적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태백체험공원'을 조성, 탄광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金영수태백시의회의원(문곡소도동)은 "탄광촌에서 생활한 지역의 산 증인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아 단합과 결집이 잘되는 곳"이라며 "넉넉한 인심과 인정이 넘치는 마을이어서 정때문에 사는 곳"이라고 말했다.
 太白/洪性培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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