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밀 교수 ‘연암 박지원의 글짓는 법’
글쓰기 본질·전략 등 심도 깊은 분석

 

연암 박지원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많지만 그를 가장 잘 대표하는 명칭은 ‘문장가’일 것이다. 탁월한 문장과 번득이는 재치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을 수 있겠지만, 그의 문장 자체에 대한 분석은 내놓기 힘들다.

박수밀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사진)가 펴낸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은 연암의 글쓰기 정신과 전략을 탐구함으로써 연암 사상과 문학의 근원을 헤아리고 있다.

이 책은 연암의 글이 일종의 전략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그 글쓰기의 본질과 정신, 전략에 대해 살피고 그가 성취한 글쓰기가 어디까지 나아갔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1부 글쓰기의 본질을 통해 연암의 글쓰기를 이루는 본질은 생태 글쓰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연암은 사물의 생태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인간 사회를 고발하고 교정하는데 활용했다고 말한다. 

▲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박수밀. 돌베개

2부 글쓰기의 기본방침에서는 연암이 글을 쓸 때 어떤 태도와 자세로 쓰려했는가를 그의 글을 통해 살펴본다. 연암은 진부하고 상투적인 글쓰기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새롭고 개성적인 글을 쓰기 위해 평생 애쓴 작가다. 저자는 “(연암은)글이란 한담을 늘어놓아서는 안 되며, 남을 아프게 하고 가렵게 함으로써 독자를 깨우치고 근질거리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3부 글쓰기의 과정에서는 연암의 글쓰기 과정을 ‘탐구심으로 관찰하기-자연 사물과 교감하기-자료 모으기-제목에 따라 구상하기-협력적인 글쓰기-수정하기’로 정리했다.

4부 맥락의 글쓰기, 전략의 글쓰기에서는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 건넌 기록’, ‘황금대기’, ‘범의 꾸짖음’ 등 3가지 작품을 통해 구상에 접근했다. 저자는 “이들 작품은 성취도와 문제의식에서 맥락에 의거해 접근함으로써 기존에 밝히지 못한 새로운 해석과 연암의 글짓는 방법을 밝혀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한양대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연암 박지원의 문예 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돌베개. 303쪽. 1만3000원.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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