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등록… 기능보유자 육성
공연예술 다각도 발굴·처우개선 과제

▲ 정선아리랑은 체계적인 전승체계와 기능인들의 육성을 통해 차별화된 토속민요로 성장해 왔다.

정선아라리는 입과 입으로 전해진 토속민요이기에 문헌상의 기록보다는 누구의 소리냐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때 소리꾼의 노래가 곧 가사와 음률을 전파한 유일한 확산경로였기 때문이다.

정선아리랑이 1971년 강원도무형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정선아리랑 소리꾼’은 기능보유자로 본격 육성됐다. 하지만 이전까지 정선아리랑을 이끌어온 소리꾼이라면 고덕명(高德明) 김천유(金千有) 박순태(朴順泰) 정명노(鄭明魯)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정선아라리를 불러 이름을 떨쳤다. 박순태는 1920년 9월 경복궁에서 열린 민요경연대회에 출전해 상금 6원을 받고 곧바로 음반을 취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고향 정선으로 돌아와 엿장수를 하며 정선땅 곳곳을 다니며 정선아라리를 불렀다고 한다.

이들의 대를 이은 2세대 정선아리랑 소리꾼이라면 강원도 무형문화재 등록을 계기로 새롭게 지정된 ‘예능보유자’들이다. 1971년 11월 16일 최봉출(1919년생), 나창주(1922년생), 유영란 등 3명이 최초의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현재 고인이 된 최봉출, 나창주 소리꾼은 어려서부터 타고난 소리를 뽐내며 ‘정선아라리의 토종소리’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최봉출은 1961년 정선군 아리랑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후 전국예술경연대회 등에서 정선아라리를 널리 알린 주역이다. 현재 정선아라리 전수조교인 홍동주 등에게 소리를 전수했다.

유일한 제1호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인 유영란(59)은 1970년 정선농고 2학년 재학시절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최봉출, 나창주 등과 함께 출전해 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소리꾼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평범한 여고생이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로 지정돼 평생을 소리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후 기능보유자는 2003년 4월 김남기, 김형조, 김길자 등 3명이 추가 지정돼 아라리의 토종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전수조교로 배귀연, 전금택, 홍동주가 기능인들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이수자와 전수장학생으로 세분화된 전승절차로 소리꾼들이 육성되고 있다.

유영란 기능보유자는 “정선아리랑의 체계적인 전승체계와 계보는 여느 아리랑고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원천적인 힘”이라며 “정선아리랑의 정체성을 지켜온 소리꾼에 대한 처우와 다양한 각도의 공연예술 발굴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박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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