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

▲ 이창률

한림대춘천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

주 5일 근무제로 패러다임이 바뀐 후 가족 혹은 본인만의 여과생활에 대한 관심도가 많아진 요즘 가을은 덧없이 반가운 계절임에는 분명하다.

야외활동이 많은 요즘 유행하는 3대질환이 있으니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이다. 이들 질환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질환이 아니고 병원균을 가지고 있는 들쥐에 의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전파돼 일어난다.

따라서 이 질환에 걸렸다는 의미는 이러한 질병을 가진 동물들이 서식하는 야외에서 활동했다는 내용이 반드시 선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유행성 출혈열의 다른 이름은 신증후 출혈열이라고 하는데 원인 병원체는 한탄바이러스로 쥐의 소변과 타액, 대변 등의 배설물에 오염된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이 가장 주된 감염경로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노출 후 잠복시기는 평균 2~3주 정도 된다. 처음에는 전신 쇠약감과 식욕부진, 현기증,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시작돼 발열과 오환이 발생하며 안면홍조, 결막충혈, 겨드랑이와 연구개의 점상출혈이 관찰된다.

이 질환에 대한 치료는 바이러스를 직접 파괴하는 치료보다는 질병의 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의 이상에 대한 보조적인 치료가 주가 된다.

환자를 입원시켜서 안정시키고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가 발생하는 경우 적절한 수액을 투여하고 환자의 사망률과 관계되는 신부전증으로 인한 요독증상은 신장투석을 통해 치료한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되는 질환으로 개, 소, 돼지 등이 주된 감염동물이다. 동물의 소변, 소변에 오염된 흙, 지하수, 개울물 등에 노출되어 감염된다.

잠복기는 보통 5~14일 정도며 갑작스러운 두통과 근육통, 오한을 동반하는 발열과 구토, 점막과 피부의 발진, 결막의 심한 발적 등이 나타난다. 국내에서 발병하는 렙토스피라증은 특히 호흡기 증상이 비교적 빈번해 기침과 흉통 객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렙토스피라증의 치료는 증상에 대한 치료와 함께 페니실린계, 테트라사이클린, 에리스로마이신 등의 항생제 투여를 하게 된다.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질환으로 진드기 유충에 물려서 감염되게 된다. 매년 4000~6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림프절 종대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발열초기에 털진드기 유충이 물은 자리에 가운데가 검은 딱지로 덮인 0.5~1㎝ 크기의 괴사 딱지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질환의 특징적인 소견이다. 치료는 독시사이클린과 같은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한다.

조기 진단 후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대부분이 호전되나 환자의 나이나 기저질환에 따라서 예후가 달라진다. 이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런 가을철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시기에 생기는 질병들의 대부분이 예방 백신이 없기에 숲이나 잔디 등의 출입을 삼가는 것이 제일 좋으며 불가피한 야외활동은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귀가 후에는 샤워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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