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모여 생활
절도·성매매 범죄 노출
인터넷 친목 카페 성행

‘가출팸’이 도내 가출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가출팸(가출패밀리)은 모텔과 원룸에서 가출 청소년들이나 성인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변종가족’을 뜻한다.

하지만 이들이 장기적으로 가출 생활을 하면서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절도 등 각종 범죄에 빠지고 있으며 여성 가출 청소년의 경우 성매매 등 성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원주경찰서는 지난 20일 편의점에서 상습적으로 양주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15)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29일 새벽 1시38분쯤 원주시 단계동 모 편의점에서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가 2∼3명이 물건을 사는 척 편의점 종업원의 시선을 끄는 동안 양주를 훔치는 수법으로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양주 7병을 훔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가출 후 인터넷과 가출팸을 통해 서로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지난달 19일 장애 가출청소년을 유인해 가출팸을 구성 후 성매매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B(21)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요행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가출팸에 속해 있던 지적장애 3급인 C(14)양은 40여일동안 수많은 남성들과 원치 않은 성매매를 강요받았다.

이 같이 가출팸으로 인한 도내 청소년 범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지만 관계기관에서는 가출팸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인터넷 가출팸 관련 10대 친목카페가 아무런 규제와 단속 없이 성행하고 있어 가출 청소년들을 가출팸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더욱이 도내에서 운영 중인 가출 청소년 장기 보호시설도 3곳에 불과해 시설 확충과 체계적인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정덕 한라대 경찰행정학과교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는 가출팸은 청소년들의 탈선과 범죄에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가출 청소년 장기 보호시설 확충과 가출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 18세 미만 가출·미아 접수 건수는 526건이며, 올 들어서는 80건이 접수됐다.

원주/이승훈 ls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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