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값 폭락 농민 분통
생산량·수입 물량 증가
전농 도연맹 투쟁 선포
정부·도 재고 매입 요구

전농 도연맹 ‘강원농민 투쟁선포’ 감자가격 폭락 대책 등을 촉구하는 전국농민총연맹 강원도연맹 ‘강원농민 투쟁선포식’이 15일 도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시위에 참가한 농민들이 감자를 뿌리고 있다. 서영

감자값 폭락으로 시름에 잠긴 강원지역 농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전농 도연맹은 15일 오전 강원도청 광장에서 ‘강원농민 투쟁 선포식’을 갖고 “농림축산식품부와 강원도가 감자 재고 물량을 전량 매입하라”고 요구했다.

또 도와 시·군의 긴급영농자금 400억원 지원과 농협의 취급수수료, 상하차비, 물류비, 저장비 전액 환원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감자를 포함한 모든 농산물의 최저가격 보장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전농 도연맹 관계자는 “도와 지자체, 농협의 감자팔아주기운동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근본적이고 책임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평창 진부면 A(52)씨는 지난해 종자·비료 구입비, 인건비, 운송비 등 총 4000만원을 투입, 3만3000㎡ 규모의 감자밭을 일궈 200t을 생산했으나 판매는 절반인 100t에 그쳐 2000만원 밖에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재고물량 보관에 따른 저온저장고 운용비용까지 추가돼 피해가 커지고 있다. A씨는 “20년 넘게 감자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어려운 경우는 없었다”며 “10여년 전에는 정부에서 수매를 해 숨통이 트였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어 속이 타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감자 도매값은 1만5900원(20㎏ 기준)으로 지난해(2만3600원)보다 32% 떨어졌다.

감자값 폭락은 국내 전체 생산량이 증가(예년 대비 20%) 한데다 수입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감자 재고량은 3400t 가량으로 추정된다.

전농 도연맹은 특히 2개월 뒤 햇감자가 출하될 경우 감자 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호 kimpro@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