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가적 추모 분위기
거리유세·로고송 없이
선거운동 대폭 축소 예상
세월호 대참사

세월호 참사 여파로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가 후보자들의 로고송이나 거리 유세 없이 조용히 치러질 개연성이 높다.

도내 정당과 후보자들은 지선 본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내달 15일까지 ‘애도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 민심의 향방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하고 첫 희생자가 나온 날로부터 계산할 경우 선거일 바로 전날인 6월 3일이 49재로 선거에 임박한 시점까지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범국가적 추모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본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간다 해도 후보자들이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유세전 등 선거운동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각 정당들은 이번 지선에서 로고송으로 활용하기 위해 흥겨운 곡조의 인기 대중가요 여러 곡을 내부적으로 선곡했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하기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확성기 등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는 거리 유세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이후 지지를 당부하는 전화나 메시지를 받은 유권자들이 해당 후보에게 오히려 쓴소리, 역효과가 났다.

이런 가운데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제한하는 일명 ‘현수막 규제법’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 법안심사위를 통과, 선거 분위기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칭이 들어갔거나 유추할 수 있는 현수막과 어깨띠, 이름표를 사용하는 ‘투표 독려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이 법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이번 지선부터 적용된다.

이는 투표 독려행위의 선거운동 변질을 방지하고 현수막 난립에 따른 각종 민원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선거운동을 적극 벌일 수 없는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가능했던 운동방법까지 가로막히게 된다.

도내 정치권 관계자는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는데 지지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면 오히려 낙선 운동으로까지도 번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로고송 재생이나 왁자지껄한 유세를 벌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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