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3∼4층 다인실 집중, 구조팀 "'에어포켓' 발견 못 해"
선사·오너 일가·관련단체로 향하는 검·경 수사 '칼끝'

▲ 23일 오후 사고 해상에서 민.관.군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이 채낚기어선의 조명을 받으며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살이 평소보다 크게 약해지는 소조기가 끝나감에 따라 세월호 침몰 사고 8일째인 23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선체 3∼4층 다인실 등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했다.

사고 원인 조사에서 시작된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과 실소유주 일가는 물론 관련 업체 및 단체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세월호 승무원 3명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1등 기관사 손모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구속된 사람은 선장 이준석(69)씨 등 7명이다.

구속된 승무원 중 6명이 선박직 승무원이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3명 중 선박직 승무원 2명도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크다.

영장이 발부되면 세월호에 승선했던 선박직원법상 선박직 직원 8명은 모두 사법처리 되는 것이다.

선박직 직원들은 승객을 배에 두고 다른 직원 7명과 함께 먼저 탈출해 모두 구조됐다. 당시 전체 승무원 29명 가운데 9명은 실종되거나 숨졌다.

수사본부는 이날 선박 운항 및 검사, 출항 전 선박 점검 등과 관련해 한국해운조합 관계자 등 16명도 불러 조사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사법처리 대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사본부는 선박 안전검사를 맡은 한국선급, 선박 설계·정비 업체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검토해 선박 증축과 유지·관리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첫 구조선에 선장을 타지 않고 기관장 등 기관부원 7명이 탑승했으며 침몰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와 교신한 항해사가 견습 신분이었던 사실도 이날 밝혔다.

부산지검과 인천지검은 별도로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이자 전 세모그룹 회장인 유병언(73)씨와 관계사, 유관 기관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다.

부산지검은 선박검사와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선급(KR)을 비롯해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비리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한국선급의 선박안전검사 과정에서 청탁과 금품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인천지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종교단체와 유 전 회장 자택을 포함해 관계사 및 단체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한국해운조합 본사와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실 등 2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지검은 해운조합 수사를 통해서는 연안여객선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해운조합과 선사 간 고질적 유착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연안부두가 있는 관할청에 지시, 해양수산부 및 해경과 함께 여객선 화물 결박 상황 및 승선 정원 기준 준수 여부 등을 동시 점검했다.

검찰 외에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의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 세월호 관계사이거나 계열사들의 대출 현황 및 문제점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청해진해운 관계사 4곳을 대상으로 이미 전날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탑승객이 많이 몰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대한 집중적인 수색이 이뤄졌다.

구조대는 선박의 산소공급 장치에 에어호스를 연결한 투구 모양의 장비 '머구리'를 활용, 3∼4층 선수와 4층 선미·다인실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수색이 8일째 이어지면서 잠수사 10여명은 마비 증세나 피로누적을 호소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구조팀이 3∼4층 다인실을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에어포켓(선내 공기층)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며 "끝까지 구조한 뒤 선체를 인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사망자는 156명이다.

안산 단원고 희생 학생들을 위해 이날 오전 9시 안산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와 일반인 승객 8명이 안치돼 있는 인천 국제성모병원내 합동분향소에는 각계 각층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안산에서만 이날 하루 학생 25명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