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원곡중 교사 A씨, 언론사에 편지글 호소

"단원고로 전근간 지 얼마 안 된 선생님이예요. 학생들이 선생님을 기억 못 할지도 몰라요. 실종된 000선생님을 꼭 좀 찾아주세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중 78명(추후 1명 자살)만 생존, 나머지가 실종 혹은 사망한 가운데 한 이웃학교 교사가 실종된 고모(40) 교사를 찾고 있다.

지난해 고 교사와 함께 근무했던 교사라고 신분을 밝힌 현 안산 원곡중 교사 A씨는 연합뉴스에 긴 편지글을 보내 "선생님을 꼭 좀 찾고 싶다"며 고모 교사에 관한 이야기를 읊어내려갔다.

"선생님은 원곡중학교에 지난 3년을 근무하셨습니다. 그러다 지난 3월 단원고로 발령이나 학교를 옮기신지 한달도 채 되지 않으셨는데…"라고 힘든 첫 문장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체육교사인 고 교사는 단원고로 옮긴 뒤 인성생활부에서 학생생활 지도를 할 뿐 1,2,3학년 중 특정 반 담임은 맡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여행길 학생 생활 지도를 담당하기 위해 2학년 아이들 수학여행단에 합류, 세월호에 탑승했다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A씨뿐 아니라 원곡중 학생들은 사고 첫날부터 단원고 운동장과 교무실로 찾아와 고 교사의 행방을 묻고 방송사 카메라 앞에 "선생님을 찾으러 단원고로 와있다"고 인터뷰를 하는 등 고 교사를 찾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도 했다.

A씨는 "같은 교직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지금 선생님 부인과 각각 유치원생, 초등학생인 아이 둘이 소식듣자마자 진도에 내려가 있다고 하는데 가슴이 아파 연락도 못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사에 글을 보내는 이유는 다름아닌 고 교사의 행방을 제발 꼭 찾아달라는 것"이라며 "단원고로 간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고 교사에 대해 아이들이 기억조차 하지 못할 것 같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기억이나 할 지 몰라 제가 대신 말씀드린다"고 부탁했다.

일부 생존 학생들에 따르면 고 교사는 당시 배 안으로 물이 차오르던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배에서 탈출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며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정작 본인은 밖으로 나오지 못해 현재까지 실종,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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