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유적 대거 출토

사업장서 고인돌 등 1400여기 확인

문화재청 오늘 유적 설명회 예정

강원도와 춘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어린이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 사업 부지에서 선사시대 유적이 대거 출토돼 레고랜드 조성에 차질이 우려된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부터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 사업 예정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 고인돌 101기 등 총 1400여기의 청동기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발굴·확인된 유구는 고인돌(支石墓) 101기, 집터 917기, 구덩이(竪穴) 355기, 바닥 높은 집터 9기(高床式), 긴 도랑(溝狀遺構) 등이다.

고인돌이 도내에서 대규모로 확인·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굴된 고인돌은 부지 남쪽부터 축조된 40여 기가 3열로 길게 열을 맞추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집터 40호와 37호 내부에서는 비파형 동검과 청동도끼가 각각 1점씩 출토됐으며 집터 20호에서는 ‘둥근 바닥 바리모양토기(圓底深鉢形土器)’도 출토됐다. 또 전체 둘레 약 404m에 이르는 네모난 대형 환호(環濠·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 내 집터와 출입구 시설도 확인됐고 기원전 9∼6세기로 추정되는 장방형 집터도 다수 확인됐다.

문화재청과 발굴조사기관들은 29일 오후 2시 발굴조사 현장에서 전문가 검토회의와 유적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제는 관련법에 따라 확인된 유구들의 보존 가치가 높을 경우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각종 개발사업시 문화재가 발굴됐을 경우 훼손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관련법을 따르도록 강제하고 있다.

자칫 강원도의 랜드마크가 될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에서 해당 유구의 보전 가치가 높다고 판단할 경우,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레고랜드 코리아 사업 예정지에서 유물이 출토될 것은 이미 예상한 일이고, 출토된 유물은 5∼6층 규모의 역사박물관으로 이전해 보전할 계획”이라며 “레고랜드 코리아는 대통령도 관심 갖는 프로젝트인 만큼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문화재 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은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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