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철

새누리당 국회의원

홍천에서 국회로 출퇴근을 하면서 바라보는 풍경에는 항상 산이 있다. 출근길에 산등성이로 떠오르는 여명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불빛마저 드문 산으로 둘러싸인 적막한 고속도로를 달려 지역으로 가는 길에 하루를 돌아본다. 산은 항상 숙명 같은 느낌으로 늘 곁에 있어왔다. 그래서인지 강원도의 미래를 산림에서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강원도 국회의원으로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대다수가 강원도하면 생각나는 것으로 ‘산’을 꼽는다. 실제 강원도 총 면적(168만7천㏊)의 81%가 산림이다. 강원도는 전국 산림면적의 21%에 해당하는 136만9천㏊의 산림을 보유하고 있고, 국유림(154만3천㏊)의 53%가 강원도에 소재하고 있다. 산림을 떼어놓고는 강원도를 말할 수 없다. 강원도를 위해 산림을 활용하는 정책적 방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그간 국가 산림정책은 치산녹화(治山綠化)의 기조아래 조림을 가꾸고, 목재를 생산하거나 임산물을 채취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왔다. 산림이 주는 1차적인 가치에 집중한 정책은 산림을 보존이라는 틀에 가두었고, 산림을 이용한 경제적 가치 창출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강원도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전 국민이 산림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민 끝에 찾은 산림의 새로운 가치가 바로 ‘산림치유·문화·교육·휴양의 가치’이다. 산림을 활용하는 해외의 선진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산림 교육·휴양·치유의 역사가 깊고 국가적으로 완성도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독일을 2차례 방문하였다. 낮에는 관련기관 및 현장을 방문하고, 밤에는 숙소에서 세미나가 이어지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참여했던 그 어떤 연수보다 알차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독일의 루르 폐탄광 지역은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2001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디자인특구, 문화지구로 발전하여 연간 90만 명이 방문하는 지역 활성화를 이뤘다.

강원도의 폐탄광지역은 독일의 루르지역 못지않게 우수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산림치유·문화·교육·휴양 등 생태적 산림복지지구로 개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강원 폐탄광지역을 백두대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우수한 산림자원을 연계한 지역균형 발전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한 만큼 이에 맞추어 강원도 차원의 대책이 반드시 준비되어야한다.

산림의 치유 기능도 강원도가 주목해야하는 분야이다. 독일, 바트 뵈리스호펜의 자연환경은 강원도의 여느 지역과 유사하다. 120여년전만해도 100여명의 주민들이 목축업을 영위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시골마을은 크나이프 자연치료요법을 도입한 이래 독일 최고의 치유도시로 발전하였다. 현재는하루 3000~4000여명, 연간 130만여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치료와 휴양을 위해 방문하는 도시가 되었다.



독일에서 경험한 산림 치유·문화·교육·휴양의 가치는 강원도의 현실과 너무나도 잘 부합하였다. 산림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산림복지단지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하였다. 기존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산림복지 기본법이 될 것이다.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으로 금년 내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산림 치유와 휴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적 흐름에 맞춰, 강원도가 앞으로 나가야할 비전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간 강원도에 있어 산림은 제약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강원도의 자연환경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산림이 주는 가치는 무한할 것이다.

강원도 국회의원으로서 ‘강원도의 미래가 산림에 달렸다’는 신념으로 산림정책을 준비해왔다. 산림이 강원도의 미래를 밝혀주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