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포 덮인 도시의 집들
성왕현 회화 개인전
24일 강릉 하슬라미술관

▲ 성왕현作 ‘벽’ (캔버스 위에 아크릴채색, 91x116.8cm, 2014)

“방수포 덮인 철거지역 집들의 모습은 불치병으로 인한 죽음과 가깝다.”

성왕현 서양화 개인전 ‘into The Blue : 먼 곳으로, 보이지 않는(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지다’가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첫 개인전 대표작과 최근작 25점을 전시한다.

성왕현 화가는 방수포로 뒤덮인 도시의 집들을 그린다. 우연히 목격했던 공사현장은 방수포로 뒤덮여 마치 바다처럼 울렁이는 모습이었다. 재개발지역 인간이 이탈해 방치된 집을 각각의 유기체로 바라본다. 철거지역 집들은 자연스럽게 노년을 맞이한 모습이기보다 갑작스레 맞이한 불치병으로 인한 죽음과 가깝다. 방수포를 배경으로 드러나 있는 집의 모습은 그러한 개별적 대상으로서의 집을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화가는 그곳에 거주하고 떠나간 많은 사람들의 기억들, 그 흔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화가는 “하나의 집이 세워지고 많은 사람들이 살다가 방치되어 결국 철거되는 과정은 어딘지 인간의 삶과 닮아있다”며 “오늘과 내일이 다른 현시대의 풍경 속에서 인간은 욕망으로 인해 스스로를 풍경 밖으로 내몰고 있다. 수많은 집들과 그 속의 삶도 먼 곳으로, 보이지 않는(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진다”고 밝혔다.

입장료는 개인 7000원, 단체 6000원이며 지역주민·노인은 1000원 할인된다.

성왕현 화가는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 안산에서 자랐다. 추계예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추계예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부문을 수료했다. 2013년 첫 개인전 ‘WANDERER’를 서울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었다. 제4회 경향미술대전 장려상, 제3회 대한민국 평화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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