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개야 스님 인터뷰
“자살 기도자에 희망끈 되겠다”

 

“인간은 하늘이 준 명대로 살아가야지 자살은 절대로 안됩니다.”

경기도 안성에서 자살예방 사찰인 ‘묵언마을’을 운영해 자살기도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는 지개야(63·사진) 스님이 지난 22일 한림대 국제회의관에서 열린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워크숍에서 ‘자살 시도자를 위한 휴식처 운영 이야기’란 특강을 통해 자살예방에 대해 강조했다.

강연이 끝난 후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자살’에 대한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복을 구걸하는 거지라는 의미인 지개야를 법명으로 가진 스님은 경북 안동 산골 마을에서 나무꾼의 아들로 태어나 나무꾼 거지 구두닦이 등 막장생활을 하고 경북 도의원을 역임한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갖고 있다.

이런 그가 돌연 스님이 된 것은 언론에서 “43분마다 한 사람씩 자살한다”는 말을 듣고서부터다. 그는 출가 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그는 경기도 안성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자살예방을 목적으로 ‘묵언마을’을 만들었다.

지개야 스님은 “묵언마을 명칭은 명상의 최고 단계인 ‘묵언’수행과 거짓 없는 진실의 정겨움이 있는 ‘마을’을 합한 이름”이라며 “묵언마을을 통해 지금까지 자살 위기자 수백명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등 전국에서 자살예방과 웰다잉에 관해 연구하는 기관들과 함께 자살기도자의 마지막 희망의 끈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개야 스님은 “불교에서 ‘생자필멸(生者必滅)’이란 말이 있는데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하늘이 준 명대로 살다가 가야 하는 것이 천명”이라며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죽기 전 한 번만 묵언마을을 찾는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ls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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