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강원 도내 최대 곡창지역인 철원평야에서 농민들이 정부의 쌀 시장 개방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엎고 있다. 2014.8.29
"오죽 답답하면 다된 곡식을 갈아엎겠습니까?"

29일 오후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평리의 한 들판.

최근 벼수확이 시작된 철원평야에서 대형 트랙터가 지나가자 누렇게 익은 벼들이 논바닥에 묻혀버렸다.

수확의 계절을 맞아 황금 물결이 넘실거리던 논은 트랙터가 몇 바퀴 돌자 순식간에 처참한 모습으로 변했다.

도내 최대 곡창지역인 철원평야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정부의 쌀 전면 개방 선언에 항의하며 한 해 동안 애써 가꾼 벼를 갈아엎는 시위를 벌였다.

철원군농민단체협의회와 철원군이장협의회는 이날 트랙터 등 농기계 3대를 동원해 수확을 앞둔 2천500㎡의 논을 갈아엎었다.

농민 위재호(46·철원군 동송읍) 씨는 "정부가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한 것은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오죽 답답하면 농민들이 다된 곡식을 갈아엎겠느냐"고 말했다.

농가들은 정부의 쌀 전면 개방을 규탄하고자 논 갈아엎기 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은 오는 9월 1일 오후 강원도청 앞에서 쌀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 투쟁 선포식과 식량 주권 지키기 강원본부 발족식을 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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