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 제작 90% … 설치장소 못찾고 비용부족
기념사업회, 지난해 춘천시에 부지 제공 요청

▲ 춘천 거두리 백윤기 조각가 작업실에 높이 2.1m 규모의 청오 차상찬 선생 동상 석고원형이 누워 있다.
 

‘춘천 출신 한국 잡지언론의 선구자’ 청오 차상찬(사진) 선생의 선양사업이 지자체 등의 관심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춘천 거두리 백윤기 조각가 작업실에는 높이 2.1m 규모의 청오 차상찬 선생 동상 석고원형이 누워 있다. 동상 공정은 90%쯤 완료됐다. 다시 작업을 시작하면 주물작업을 거쳐 설치까지 3개월쯤 더 걸린다.

동상 설치 예산은 동상에 기초작업, 돌받침 설치 등 전 공정에 1억원이다. 현재까지 3000만원 정도 들어갔다.

백 조각가는 “복잡한 공정은 다 마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상찬 선생 동상은 아직 설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오 차상찬 기념사업회(회장 김현식)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월 춘천시장의 부지 제공과 동상 건립비용 지원 ‘구두약속’에 따라 동상제작에 착수해 2013년 5월 중견 백윤기 조각가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했다.

김현식 회장에 따르면 2012년 당시 춘천시에서 예산 편성과 김유정문학촌 부지 제공을 검토했으나 절차 등의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춘천시장이 바뀌었고 담당 실무자들이 수 차례 교체됐다. 공무원 사이에는 ‘차상찬’이라는 이름도 낯설다.

춘천시 관계자는 “예산 편성이 계획돼 있는 일은 중요한 사안으로 인수인계 사항인데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하지 않겠다고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춘천시의 약속을 믿고 착수한 만큼 동상 제작까지 지원을 해주면 좋겠지만 적어도 부지만이라도 제공해 줄 것을 2013년 춘천시에 요청했다. 또 상상마당 측과 인근 북한강변 시유지 사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기념사업회와 유족 측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동상이 건립돼 많은 이들에게 차상찬 선생의 삶과 업적이 알려지길 바라고 있다.

춘천시청 관계자는 “담당자가 그동안 세 번 이상 바뀌어 요청이 들어왔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김현식 회장은 “김유정 소설가를 발굴했고 일제시대 날카로운 펜의 대명사였던 만큼 춘천 대표인물로 선양사업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기념사업회 차원에서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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