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설·추석에 불우이웃 돕는 ‘얼굴없는 천사’
강릉 포남2동 주민센터에 300만원 상당 보내와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이웃을 챙기시는 당신은 누구신가요.”

강릉시 포남2동 주민센터에 매년 추석과 설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쌀을 보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어 삭막한 시대에 살가운 정을 전하고 있다.

이 독지가는 올해도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달 29일 포남2동 주민센터에 햅쌀 10㎏들이 100포대(300만원 상당)를 보내왔다. 추석과 설 명절에 같은 양으로 이어지는 이 독지가의 이웃 챙기기는 주민센터 복지담당 직원들이 기억하는 햇수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지난 2010년부터 만 5년째다.

금액으로 환산해도 1년에 600만원씩, 모두 3000여만원에 달한다. 포남2동은 이번 추석에도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온 쌀 100포대를 차상위 계층과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작업으로 바쁘다.

그러나 직원들은 아직 이 독지가의 이름조차 모른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언제쯤 쌀이 배달될테니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사용해 달라”고 말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기 때문에 전화기에 찍히는 휴대폰 번호 외에는 독지가의 신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포남2동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달 28일 오후에 ‘쌀을 보낸다’는 전화가 걸려온 뒤 이튿날 매장을 통해 쌀이 배달됐다”며 “처음에는 쌀을 받은 뒤 전화기에 찍힌 휴대전화 번호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이름이라도 밝혀달라고 했으나 매번 ‘더 묻지 말라’고 한 뒤 전화가 끊겨 요즘은 그냥 감사 인사만 전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화기 너머 음성은 5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데,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정말 ‘천사’ 같은 존재”라고 고마워했다.

강릉/최동열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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