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탄한 용암대지… 문화·발전 가능성 경쟁지보다 우위
후보 산명-유정-흥원-중강리 일원
태봉국 유적 미래 통일교육 장 활용
수도권과 접근성 떨어진 것은 약점

DMZ세계평화공원 후보지로 거론되는 자치단체는 강원도 고성군과 철원군, 경기도 파주시 등 3곳이다. 이들 시·군이 DMZ세계평화공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평화공원을 유치하게 되면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했던 ‘분단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안보관광지로서의 상징성 등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후보도시들의 장단점과 자치단체장의 의지를 알아본다.


 

 


한반도의 지리적 중심에 있는 철원의 DMZ세계평화공원 조성 컨셉은 ‘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태봉국의 역사 유적을 발굴, 복원해 역사지구로 조성한 후 미래의 통일교육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DMZ세계평화공원 후보지로는 철원읍 산명리, 유정리, 흥원리, 중강리 일원 면적 7.82㎢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철원읍사무소에서 10여㎞ 북쪽에 있는 후보지는 산명호와 동송저수지가 인근에 있으며 DMZ내에 있는 태봉국 도성터와 인접해 있다.

철원지역 후보지는 파주지역 후보지에 비해 표고는 높지만 용암대지 위에 있어 매우 평탄하기 때문에 입지조성에 유리하고 남북이 합의만 하게 되면 도로나 철도 등 교통로 개설도 매우 용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전문가들로부터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DMZ세계평화공원 입지선정은 크게 자연환경 요소와 사회환경 요소로 구분되는데 자연환경은 표고와 경사, 사회환경은 교통과 군사시설물을 포함하고 있다.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은 남북간 군사적으로 첨예하고 대치하고 있는 DMZ내에 조성하는 사업인 만큼 군사적 고려사항이 성사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후보지를 선정할 때 군사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사항은 △경계작전 수행 등 군사작전 상 위험도 △군사적 지원 및 보장의 난이도 △군사적 신뢰구축 및 긴장완화 확산 기여도 등이다.

철원은 군사작전 위험도 측면에서 보면 감시가 용이하지만 군사지원의 난이도는 DMZ를 새로 개방해야 하는 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군사신뢰의 확산도는 새롭게 시도되는 지역인 만큼 북한의 호응만 이끌어낼 수 있다면 타 후보지역에 보다 높은 남북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DMZ세계평화공원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분단 비용 및 통일비용 감소 △국가 신인도 제고에 따른 부가가치 증대 △지역개발 및 지역경제 발전 △남북경협 확대 및 새로운 투자기회 창출 등의 경제적 의의를 지닌다.

이때문에 DMZ세계평화공원 후보지를 선정할때 경제적 측면으로는 △방문객 접근의 편의성 △목적에 부합하는 기구의 유치 잠재력 △남북 경협사업의 연계성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 등 4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같은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철원은 과거 경원선과 금강산선 철도가 지나던 지역으로 한반도 중심부에 위치한 만큼 DMZ세계평화공원을 유치하게 되면 관광산업이나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산업 육성이 기대된다.

철원군은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철원평화산업단지’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수도권이나 기존 도시와 떨어져 있어 배후지 이용과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원지역의 경우 태봉국 도성터가 있는 등 역사문화자원이 밀집된 지역이어서 DMZ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면 새로운 문화자산을 창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태봉국 도성은 905년 궁예가 개성에서 철원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쌓은 성으로 외성 둘레가 12㎞, 내성 둘레는 765m에 달하고 도성의 형태는 남북으로 직사각형 형태를 보이고 있다.

성 전체가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에 있기 때문에 DMZ세계평화공원 조성때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DMZ는 유네스코 접경생물권보전지역,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문화유산 등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남북한 외에도 국제기구나 해외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다.

그런만큼 DMZ세계평화공원 후보지들은 환경적으로 민감한가, 개발 가치가 높은가 등의 여부로 적합성을 측정할 수 있다.

환경적으로 철원의 경우 묵논형태의 습지와 양호한 산림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로 인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동북아 철새이동경로상 경유지여서 생태적인 관점에서도 국제 NGO단체의 유치에 용이할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DMZ세계평화공원 의의와 추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철원의 경우 문화적 측면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서 고성이나 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의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정부가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을 통해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고 새로운 군사적 신뢰구축을 하기 위해서는 철원이 적지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박승남 철원군 부군수는 “철원지역은 DMZ 동쪽과 서쪽이 열린 이후에도 유일하게 닫혀있는 DMZ중심부의 초긴장 군사대치지역”이라며 “한국 전쟁의 최대 격전지에 평화를 상징하는 공원이 조성되면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치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종인 whddls25@kado.net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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