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부터 뒷산타기까지
체험 통해 배우는 ‘등산학교’

지난해 7월 말 일본 나가노(長野)현의 산악 지대인 ‘중앙 알프스’에서 한국인 등산객 20명 중 5명이 악천후 등으로 조난 사고를 당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구조됐다. 사망자 중 3명은 70대였고, 나머지 한 명은 60대 중반이었다.

조난당할 당시 정상 부근은 비바람이 강했으며, 기온은 10도 정도였다. 사망 원인은 저체온증으로,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지 않고 무리하게 산행을 강행한 탓이었다.

한여름에 정상 기온이 10도인 상황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고는 겨울보다 봄과 가을에 많이 나타난다. 특히 고산이라면 여름에도 그럴 수 있다. 몸이 평지에 적응된 상태에서 변화된 기온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산은 평지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산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까닭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악에서의 구조 건수는 1만882건이었다. 이중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4~5월과 9~10월이 5383건으로 전체의 49.5%를 차지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실족 등에 의한 미끄러짐이 가장 많았고, 저체온증과 탈진도 상당수였다.

이런 산악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산이 어떤 운동인지 이해하고, 안전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 등산학교는 바로 건강하고 안전한 등산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시설이다. 그곳에 가면 동네 뒷산이나 국립공원부터 암벽·빙벽 등반, 해외 고산 등정 등 산을 오르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등산학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등산 방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 건강에 독(毒)이 되는 등산?

등산을 배워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잘못된 상식이나 습관이 몸에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학교에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내용도 참가자가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등산을 해왔는지를 스스로 평가하게 하는 일이다. ‘숨이 가쁠 정도로 산을 오른 적은 없는지’, ‘일행과 같이 오르고 같이 쉬는지’, ‘소변 때문에 물을 적게 마시지는 않았는지’등 그동안의 등산 습관을 돌아보며 문제점을 스스로 이해하게 한다.



■ 장비 선택·사용법 제대로 알아야

등산할 때는 등산복, 등산화, 배낭, 스틱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 등산도 운동의 하나이기 때문에 장비를 최대한 잘 갖추고 이용해야 제대로 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틱은 등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틱을 사용하면 다양한 장점이 있고, 운동 효과도 더 크게 얻을 수 있다.



■ 등산학교 종류와 프로그램 안내

등산학교는 기초 과정이 있는 곳과 암벽과 빙벽 등 전문 과정만 있는 곳으로 나뉜다.

등산 초보자라면 보행기술, 등산식품 섭취 방법, 등산복 착용 기술, 등산 장비, 조난 대책 등 기본적인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을 선택해 배우는 것이 좋다.

기초 과정은 마감이 빨리 되기 때문에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하며, 개별적으로 신청해 주말에 참가할 수 있다. 코오롱 등산학교와 국립공원등산학교는 무료이나 이론 교육만 실시하고, 서울등산학교, 한국트레킹학교와 한국 등산·트레킹 지원센터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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