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조양리 동산중 방음벽 없어 학습 방해
한여름 창문도 못열어

 

“자동차 소리에 수업 집중이 안 돼요.”

춘천 동산중학교 학생들이 인근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 소음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

23일 오후 12시30분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동산중학교.

학교 운동장을 들어서자 학생들이 뛰어노는 소리와 함께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발생하는 소음이 학교를 뒤덮었다. 또 몇분 뒤에는 시끄러운 경고음이 수차례 울려 퍼졌다.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는 이 소음은 지난 2009년 개통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와 터널을 통과할 때 나는 경보음이다.

특히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250∼300m 구간의 도로 포장을 그루빙 방식으로 하면서 해당 구간을 통과할 때 소음이 가장 심했다. 그루빙 방식은 수막현상과 결빙 등을 막기 위해 도로에 일정한 홈을 파 넣는 포장방식인데 안전은 좋아졌지만 소음은 더욱 심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동산중 학생들은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날이 더워도 소음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측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통 때부터 한국도로공사 춘천지사에 방음벽 설치 등 소음을 해결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도로공사는 데시벨(㏈) 기준이 낮다는 이유로 5년 동안 방치하고 있다.

지정연 교무부장은 “소음 피해는 아이들 등교부터 하교 때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동문체육대회에서 방음벽 설치를 위한 서명을 받았고 조만간 유관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실외소음을 측정했지만 소음 정도가 53∼54㏈로 방음벽 설치 기준 59.1㏈보다 낮아 설치가 어렵다”며 “현재 그루빙 포장 홈을 메우는 등의 방법을 통해 소음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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