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인원도 5명 한정

감염환자 발생때 비상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에볼라 환자가 강원도에서 발생할 경우 격리 수용할 수 있는 지정 병원이 1곳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수용 인원이 5명에 한정돼 사실상 에볼라 대책이 없다.

특히 의료진들에게 제공되는 안전보호장비는 에볼라 감염 방지 기능이 떨어지는 D등급 수준이어서 감염환자 발생 시 추가 감염 등 피해가 급속도로 번질 우려가 높다. 23일 도에 따르면 도내 에볼라 환자 발생 시 환자를 격리할 수 있도록 국가로부터 지정된 입원치료 격리병상은 강릉의료원 1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영서지역에서 감염환자가 발생하면 강릉까지 장시간 차량으로 이송해야 한다.

강릉의료원의 격리병상 수용인원은 총 25명이지만 2중 밀폐 구조로 제작돼 자체 정화기능을 갖춘 음압 병상은 3개(1인실 1개·2인실 2개)에 불과, 에볼라 환자 격리가 가능한 인원은 최대 5명이다.

나머지 20명의 격리가 가능한 병상은 결핵 등 에볼라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가 사용하는 곳이다.

만약 5명이 넘는 감염환자가 발생하면 도의 추가 격리 대응책은 전혀 없다.

의료진들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안전보호장비의 경우 강릉의료원에는 현재 100개 내외가 비치돼 있지만, 모두 에볼라 감염 방지 기능이 취약한 D등급 수준이라고 의료원 측은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와 간호협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에볼라 대비 격리병원에 보급된 D등급 보호구의 경우 에볼라 감염 방지 기능이 아예 없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2일 “질병관리본부 및 각 시·도에 비축 중인 C등급 전신보호복 5300개를 국가지정 격리 병상에 우선 배부할 예정”이라고 뒤늦게 밝혔지만, 보급 시기 등 구체적인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김순남 강릉의료원 간호과장은 “최근 에볼라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의료진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도내 격리병상 확대 추진은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영동지역 한 곳에 불과한 만큼 영서지역에도 설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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