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국도 46호선 27㎞ 옛 도로 풍광… 늦가을 정취 물씬

“오는가 싶더니 벌써 아쉬운 이별이네….”
단풍이 막바지다.
‘울긋불긋’ ‘알록달록’ 온 산야가
그야말로 형형색색이다.
이 시기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일거다.
하지만 단풍에도 등급이 있는 법.
도심에도 단풍 천지인데 굳이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짊어지고 산으로, 들로 떠나겠는가.
그렇다고 매년 찾아오는 단풍놀이를 같은 곳에서 맞이하는 것도 재미가 덜하다.
그래서 소개한다. 일단 양구로 출발!

 

 


양구를 찾아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 중 수도권에서 차량을 이용할 경우 춘천~서울 고속도로나 경춘국도를 이용하면 수월하다. 경춘선 청춘열차 itx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양구군이 코레일과 손잡고 관광열차와 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춘천에 도착하면 양구까지는 외길이다. 그 첫머리에 5.1㎞에 이르는 긴 터널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배후령 터널이다. 설렘의 시작이다. 양구지역에서 군복무를 했던 예비역들에게는 수긍이 안 될 수도 있겠다. 여하튼 터널을 빠져 나오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늘 보던 풍경과는 사뭇 다른 자연의 경이로움에 실눈도 휘둥그레진다. 그 흥분은 양구에 들어서기까지 점차 고조될 것이다. 물론 가는 길도 시원스레 잘 뚫려 있다. 하지만 이전의 소양호를 따라 이어진 일명 ‘꼬부랑길’을 적극 추천한다. 그 길에서 소양호까지 붉게 물든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순간 한 폭의 수채화 속 주인공이 된다.

소양호 옛길은 소양강댐이 건설된 뒤 40여년간 양구와 춘천을 오가는 유일한 도로로 양구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도로 직선화로 새 도로가 뚫리면서 현재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마을길의 기능을 하지만 그 풍광에 트레킹과 라이딩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27㎞에 이르는 소양호 옛길을 진입하기 위해선 국도 46호선 양구방면 수인터널 입구 전에 좌측으로 빠져야 한다. 찾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중간에 구 도로와 연결되는 지점이 곳곳에 있다.

일단 진입에 성공해 달리다보면 용이 지나간 듯 구불구불한 도로선형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탄 듯 어지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병풍처럼 둘러쳐진 사명산 줄기의 풍광과 호수의 비경을 접하는 순간 어지러움은 이내 황홀감으로 뒤바뀐다.

더욱이 차량 운전자는 동승자에게 양보하고 안전을 위해 꾹 참길 당부한다. 그래도 아쉽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청정자연의 신선함을 만끽하며 잠시 낭만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그렇다고 한곳에서 너무 오랜 시간 머물지 마시길…. 이제부터는 발길 닿는 곳이 지상낙원이요, 무릉도원이기 때문이다. 굳이 어디를 갈까 생각하느라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양구만의 매력이다. 단풍구경은 물론 특별한 만남을 위해 양구로 떠나보자! 양구/최원명 wonmc@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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