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산 시인 시집
자유·자아 결핍 고민

▲ 바람난 치악산

정치산 시집
 

정치산(사진) 시인의 ‘바람난 치악산’은 ‘들꽃요양원’과 ‘바람난 치악산’ 연작을 두축으로 구성됐다.

활달한 시어 속에 날카로운 현실비판이 숨어있는 시편들이 △소리를 먹다 △들꽃요양원·1 △들꽃요양원·2 △천도화, 4부로 나눠 담겼다.

‘바람’은 ‘풍(風)’과 ‘희(希)’의 이중의 미를 가지고 수평에서 벗어나 수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위기의 근원이자 성취의 첫 표지이다.

다른 세계이면서 바로 이곳인 ‘들꽃요양원’. 들꽃요양원 연작은 언어나 관념 또는 법이나 제도에 의해 현실이 주어지는 상황에 대해 회의감 짙은 의문을 던진다.

연작에서 중요한 시어는 ‘거울’과 ‘엘리베이터’이다. 두 시어 모두 ‘결핍’에 집착한다. 거울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애쓰고, 엘리베이터에서 수직 상승과 하강을 통해 자유의 결핍을 상쇄하려 애쓴다.

시집은 시 세계의 확장과 심연의 탐색을 보여준다. 시편들이 비판과 탐색을 거쳐 지향하는 가치는 결국 ‘사랑’이다.

‘힘겨운 당신에게/사랑한다 말하고 싶습니다.//가슴 속 태우던 불꽃/꾹꾹/눌러 담은 화로 같은 언어로//당신을 바라보면/검은 머리에 스치는 세월이/안타까워 붉어진 눈시울.//오늘은/따사로운 눈빛으로/사랑한다 말하고 싶습니다.’(정치산 시 ‘편지-바람난 치악산9’ 전문)

정치산 시인은 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해 원주문학상, 원주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막비 시동인이며 리토피아문학회 사무국장이다. 127쪽 8000원. 이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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