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임금-인력유출’ 악순환 늪에 빠지다
<2> 인구감소와 강원도의 한계

인구 통계는 그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본지표다. 인구감소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강원도가 저평가되는 강원도 디스카운트(Discount)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철원-화천-양구-인제가 지역구인 한기호 국회의원은 지역내 군부대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주민등록 옮기기 운동에 나섰다. 헌법재판소 판결로 인구하한선에 걸려 주민등록 인구를 늘려서라도 선거구가 쪼개지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다. 여의도 정치에서 국회의원 1석은 1표에 그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종종 그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를 총괄하기도 한다. 강원도 국회의원은 지난 14대 총선 당시 14석이었다. 그러나 불과 10년 사이에 8∼9석을 넘나들게 됐고 20대 총선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경제분야]
금융점포 수 감소·예대율 하락
지역자금 역외유출·임금도 격차

인구감소는 경제권에도 치명적이다.

강원도 인구감소로 인한 경제 둔화 추세는 도내 금융점포 통계에서 드러난다. 2009년 398곳이었던 비은행점포는 2013년 387곳으로 11곳 감소했다. 생명보험 점포는 2009년 127곳에서 2011년 119곳으로 3년만에 8곳이 줄어들었고, 손해보험 점포와 증권 점포도 같은 기간 각각 6곳과 1곳씩 줄었다.

이는 도내 자금의 역외유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내 지역의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의 비율)을 살펴보면 2009년 102.2%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96.3%로 뚝 떨어졌다. 2011년에는 90.8%까지 뚝 떨어졌다. 예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대출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역외로 유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강원대 정준호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경제의 공간 불균형 성장-그 현황과 함의’논문에서 2000∼2011년 강원도의 역외 순소득(생산소득-분배소득) 유출액이 2000년 1조5979억원에서 2011년에는 2조6594억원으로 12년 연속 역외유출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도의 역외 순소득 유출 규모는 27조2454억원에 달했다. 이는 강원도에서 생산된 소득이 그만큼 역외로 유출, 지역내 분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원경제는 저성장에서 비롯된 저임금과 젊은 인력 유출, 인구감소로 이어지는 저성장의 ‘뫼비우스의 띠’ 형태를 띠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매년 4월 집계하고 있는 5인 사업장 1인당 월 급여액을 보면 도 평균 임금액은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적다. 올해 4월의 도 평균 임금액은 248만3529원으로 전국 평균(283만 8343원)보다 35만3814원 적다. 5년전 2009년 도 평균 급여와 전국 급여의 차이가 13만3174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전국 평균 임금액은 2009년 228만 3304원에서 올해 283만 8343원으로 55만5039원 증가, 19.6% 늘었다. 이 기간 강원도는 13.4% 증가하는데 그쳤다. 5년 동안 강원도는 6.2%p 를 까먹은 셈이다.


[교육·사회 분야]
10년동안 도내 학생 4만7012명 감소
외지 대학생 급증 오히려 소비 줄어

올해 도내 전체 학생 수는 20만 6047명이다. 지난 2004년 기준 25만 3059과 비교하면 10년 동안 4만 7012명 줄었다.

초등학생 수는 2004년 12만 2661만명이었지만 2010년 9만 9797명으로 10만명을 밑돌았고 올 해는 8만458명으로 10년 사이 4만2203명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은 5만 7523명에서 올해 5만 1976명으로 5547명, 유치원생은 1만 5921명에서 올해 1만 5947명으로 60명 줄었다.

지난 2004년 1075개교였던 강원도내 전체 학교 수는 2010년 1044곳으로 줄었고 올해 1028곳으로 다시 감소, 10년 동안 47개 학교가 사라졌다.

이 기간 각 교육기관 별로는 유치원이 424곳에서 385곳, 초등학교는 366개교에서 351개교로 각각 줄었다. 중학교는 366개교에서 351개교로 감소했다.

도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2004년 26.7명에서 올해 18.6명으로 10년만에 무려 8.1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중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32.4명에서 28.3명으로 4.1명, 유치원도 21.5명에서 올해 17.8로 3.7명 감소했다.

초등학교의 교원 1인당 학생 추이도 지난 2004년 21.1명에서 올해 12.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유치원은 16.7명에서 12.1명으로 4.6명, 중학교는 15.7명에서 13.5명으로 2.2명 각각 감소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이 기간 학급당 학생수는 0.7명, 교원 1인당 학생수는 0.1명 줄어드는 등 소폭이지만 역시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도내 대학도 외지학생들이 늘면서 학교문화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강원대의 경우 강원도 출신은 지난 2010년 1571명에서 올해 1398명으로 173명 줄었다. 반면 이 기간 서울 출신 신입생들은 568명에서 794명으로 226명이나 늘었다. 올해 등록한 강원대 신입생 3493명 중 경기 출신은 910명(26.0%)으로 도출신과 비슷하다. 서울(22.7%)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춘천교대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신입생 348명 중 서울 출신 학생이 101명(29.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기가 87명(25%)이었다.

외지학생들의 증가는 지역경제까지 잠식하고 있다.

수도권 학생 비율이 높은 한림대지역 식당가 월평균 매출액은 경춘복선전철 개통 직전인 2010년 836만원을 정점으로 2013년에는 월평균 700만원대로 줄어들었다. 대학가 원룸사업은 2000년 중반까지 호황을 누렸지만 경춘선 개통 이후 수도권 학생이 빠져나가면서 반토막이 났다.

원성권 가톨릭관동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지학생 비율이 90% 이상인 가톨릭관동대가 앞으로 5년동안 최소 1800명 정도의 정원을 감축할 경우 연간 164억원 이상의 직접적 경제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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