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인상 핑계 요금 인상 업소 가격 인하엔 인색
중소기업, 국내외 악재로 채산성 악화 매출 감소

▲ 21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기준으로 서울에서 최저가격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판매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올 들어 급락하고 있지만 기름과 밀접한 관련물가의 하락속도가 느리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강원도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더욱이 석유 가격 하락 호재에도 불구하고 도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유업계와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6월 배럴당 100달러가 넘던 두바이유는 이날 현재 5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반 년도 채 되지 않아 50%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이날 현재 도내지역 ℓ당 휘발유 평균가격은 1640원선으로 지난 달 처음 1700원대가 무너진 이후 현재까지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기름값을 핑계로 수시로 요금을 올리던 관련 업소들은 유가하락으로 비용절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번 오른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고 있다.

우선 기름값에 가장 민감한 항공사의 유류할증료의 하락 속도가 느리다.

국제항공유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되고 있는 유류할증료의 최근 6개월 인하 폭은 30% 가량이어서 국제 유가 하락률이 50% 가량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기름값을 이유로 값을 올렸던 목욕비도 제자리다.

현재 도내 목욕시설의 목욕비는 대부분 4500원에서 6000원 선이고 최근 문을 연 업소의 경우 주변업소보다 더 비싸게 책정한 곳도 있다.

시민 박 모(38·춘천)씨는 “기업과 업소에서 기름값이 오를 때는 앞뒤 안보고 가격을 올리더니 정작 하락할때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이같은 유가 하락 호재에도 불구,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기전망도 어둡다.

통상 석유가격 하락은 향후 소비자들의 유류비 감소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지역기업들의 경영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석유가격 하락 원인이 세계 경제 불황에 따른 현상이어서 지역경제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춘천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석유가격 하락폭이 크지만 오히려 국내외 악재로 채산성은 악화돼 지역 중소기업들의 체감도는 낮다”면서 “엔화 약세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제품 판매 및 수출에 따른 이익이 많지 않고 주민들의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은 “기름값 하락이 국내외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것인 만큼 대기업이나 관련 업체들은 단순 이익만을 생각하지 말고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격 반영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철 lawtopia@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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