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도 고갈 벌써 식수전쟁
겨울철 강수량 급감
계곡엔 물 대신 자갈밭
일부 생활용수 지원

 

최악의 가뭄이다. 지난해 장마가 늦은데다 마른장마로 끝나면서 여름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겨울철 강수량까지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올 봄 최악의 가뭄난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뭄의 실태와 전망을 세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 춘천 서면 덕두원리 마을 계곡이 바짝 마른채 자갈밭으로 변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가뭄이 겨울까지 이어지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지하수가 고갈돼 마실 물마저 부족하다

24일 오전 춘천 서면 덕두원리.

며칠전 눈이 왔지만 여름부터 이어진 가뭄에 마을의 식수원인 계곡은 물 한방울 흐르지 않을 정도로 말랐다.

계곡이 자갈밭으로 변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산 속 계곡에 간이상수도까지 설치하거나 지붕 위에 쌓인 눈 녹은 물을 모으는 등 힘겹게 ‘식수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하수가 말라 세탁기를 돌리고 몸을 씻는 생활용수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춘천시는 이 마을에서 1년여에 걸쳐 지하수를 찾았지만 제대로 된 물줄기를 찾지 못했다. 가뭄으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종갑(79)씨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져 나온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 가물하다”며 “시에서 나오는 급수지원이 유일한 생명수”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가뭄이 심해지면서 춘천시는 지난달부터 서면 당림리와 덕두원리, 북산면 물로리 등 지역 내 8개 마을 100여 가구에 식수와 생활용수를 지원하고 있다.

25일까지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주택가에 식수 3t이 공급되는 등 총 27건 40여t이 지원됐다.

영동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속초시 상수원인 쌍천은 최근 가뭄으로 하류는 건천으로 변했다. 김춘미(45·교동)씨는 “밤 12시부터 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갔던 제한급수가 되풀이 되지 않을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도소방본부는 지난 18~19일 정선 송계리에 2t, 양구 한전리 3t, 홍천 자은리에 생활용수 6t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지난달에 136건 538t을 지원을 했다. 노학수 pressn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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