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선 임영민속연구회장 논문 ‘단오제 산신제 연구’
“기은제 민간 확대 단오제로 발전”

 

강릉단오제의 원형성을 여말선초(麗末鮮初)의 기은제에 두고, 고구(考究)하면서 단오제 연구의 새지평을 연 연구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안광선(사진) 임영민속연구회장은 단국대 동양학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한국연구재단 등재 학술지 ‘동양학’ 제58호에 실린 논문 ‘강릉단오제 산신제 연구’에서 여말선초에 유행한 기은제(祈恩祭)가 민간에 전승되면서 공동체 신앙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이는 곧 강릉단오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찰했다.

고대 이래로 왕과 귀족들이 명산대천에 제사하던 행사를 무교가 대행하던 기은제가 고려말, 조선초에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무교의 제의 의식이 왕실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널리퍼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무교가 공동체 신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은제가 왕실에서 민간까지 널리 전승되는 과정을 문헌자료를 근거로 밝히고, 민속학적 접근을 통해 현재 강릉단오제와 민속에 전승되고 있는 괘대, 무녀들의 사설 속에 등장하는 ‘나라무당, 국비무녀’ 등 기은제의 유풍을 찾아 자신의 가설을 증명했다.

안 회장은 “허균이 1603년 강릉단오제를 보고 ‘대령에서 신을 모셔와 번개(幡蓋)로 맞는다’고 서술한데서 괘대가 계속 전승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옛날 왕이나 귀족들이 햇볕을 가리기 위해 사용한 권력의 아이콘 청홍개(靑紅蓋·일산)가 기은제를 빌미로 행사에 계속 사용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교와 함께 기은제의 무교, 왕과 경대부의 유교가 강릉단오제에 습합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강릉단오제의 특성 중 하나인 다종교성을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며 “민속의 뒤편에 있는 사실, 스토리를 밝히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최동열 dychoi@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