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홍천 유적지·문화재 탐방
내촌면 물걸사지 한곳에 도내 최다 보물 5개 보존
수타사, 신라 성덕왕때 창건
조선 초기 왕실서 보호

▲ 홍천군 내촌면 물걸사지는 보호각에 보물이 4개가 보존되고 있는 도내최고의 유적지이다.(사진 왼쪽부터 석조대좌 및 광배, 석조여래좌상,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석조대좌)
▲ 홍천향교 명륜당

봄기운이 느껴진다. 3월에는 가족과 함께 문화재 답사여행을 떠나보자.

문화재 답사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최고의 묘미다. 문화재 답사여행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뿌리를 찾아 앞으로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준다.

홍천지역은 국가와 지방문화재가 35개 지정돼 있다. 홍천지역 문화재는 내촌면 물걸사지와 동면 수타사에 집중돼 있다. 내촌면 물걸사지는 보물이 5점이 지정돼 도내에서 한 곳에 보물이 가장 많은 유적지로 유명하다.

물걸사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으나 통일신라시대 홍양사(洪陽寺)터라고 한다. 이곳에서 발견된 문화재는 석조여래좌상(보물 54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542호), 석조대좌(보물 543호), 석조대좌 및 광배(보물 544호), 삼층석탑(보물 545호)이다.

지난 1982년 석조유물 보호각을 신축해 주변에 산재하고 있던 불상 4점을 보호각으로 이전해 보존하고 있다.

석조여래좌상 좌대에는 히말라야산과 극락정토에 산다는 상상의 새인 가릉빙가(迦陵頻伽)모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석조여래좌상은 얼굴 등이 파손돼 신체표현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9세기 중엽 이후의 전형적인 대좌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좌대가 없는데 인근지역 기단돌이 좌대형태와 비슷하다. 석조비로나자불좌상은 손이 오른손 검지를 왼손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일반적인 비로자나불과 반대로 되어 있다.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탑이다. 그러나 보물 5점이 보존되어 있는 도내 최대의 유적지가 초라하고 한적하다.

지난 19일 설날 아침 천연기념물(328호)이자 멸종위기종(2급)인 하늘다람쥐 5마리가 물걸사지 보호각내 보물로 지정된 불상에서 노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되기도 했다.
 

▲ 홍천군 동면 수타사 입구에 있는 홍우당부도.

물걸리는 물걸리(物傑里)라는 행정명칭보다 조선중기때 대동미 창고가 있어 붙여진 동창(東倉)이라는 마을명칭이 더 유명하다. 한양서 동창까지 황포돛배가 오갔다는 설이 있다. 홍천군축제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무궁화축제때 처음으로 홍천강에 조선시대 황포돛배를 띄웠다.

전상범 강원민속학회 회원은 “일제시대 내촌면 소재지는 경찰주재소 등이 있던 동창마을이었으나 주민들의 일제에 대한 저항이 심해 이전됐다”며 “내년말 동서고속도로 IC가 완공되면 물걸사지와 물걸사지 입구에 있는 동창만세운동공원을 연계한 문화관광벨트사업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걸사지 다음으로 문화재가 많은 곳은 동면 덕치리 대한불교 조계종 수타사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년)에 창건돼 조선 세조 2년(1497년) 공잠대사가 현 위치로 옮기면서 수타사로 이름이 바뀌었고 고종 15년(1878년) 고쳤다고 한다. 수타사에는 월인석보(보물745-5호),동종(보물 11-3호),대적광전(유형문화재 17호), 소조사천왕상(유형문화재 121호), 영상회상도(유형문화재 122호), 지장시왕도(유형문화재 123호), 삼층석탑(문화재자료 11호), 홍우당부도(문화재 자료 15호)가 있다. 이들 중 수타사 성보박물관에 보관중인 월인석보 17,18권이 단연 돋보이는 문화재다. 월인석보는 1953년 인왕문 사천왕상에서 발견됐다. 월인석보는 세조 5년(1459년)에 편찬한 불교대장경으로 수타사에서 발견된 것은 세조가 수타사를 방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의 태가 수타사내에 봉안됐다고 기록돼있다. 이로인해 수타사는 조선초기 왕실에서 보호했던 사찰로 보인다.

대적광전은 수타사 중심법당으로 불상위 작은집 모형인 닫집과 닫집 서까래 아래에 있는 편액 적멸궁이 눈길을 끈다. 향나무로 된 적멸궁은 수타사 창건때 올려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곳에서 부처님 진신사리가 출토됐다. 진신사리는 조선인조 14년(1636년) 대적광전 중건때 보안된 것으로 현재 수타사 원통보전에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동종은 18세기 승려이자 장인인 사인비구가 전통적인 신라종의 제조기법에 독창성을 합쳐 제작했다. 소조사천왕상은 조선 숙종2년(1676년)에 요람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조선후기 나무로 만든 일반적인 사천왕상과는 달리 나무로 기본형태를 잡은 후 새끼줄을 감고 그위에 진흙을 발라 빚었다.

불화(佛畵)인 지장시왕도와 영상회상도는 조선 영조때 작품으로 수타사 성보박물관에 보존되고 있다. 홍우당부도는 홍우당 승려의 사리를 모신 곳으로 바닥돌을 제외한 대부분이 6각을 이루고 있으며 1690년에 세워졌다.

또 홍천읍 당간지주(보물 80호),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보물540호), 홍천향교(문화재자료 99호), 서석 풍암리 동학혁명군 전적지(문화재기념물 25호), 서면 한서남궁억 묘역(문화재기념물 77호), 홍천철비(문화재자료 51호), 홍천미술관(등록문화재 108호)과 홍천성당(등록문화재 162호)도 문화재 답사여행지로 꼽힌다.

당간지주는 고려중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은 돌사자 4마리의 형태로 꽃무늬조각이 장식된 고려시대 3층석탑으로 홍천군의회 옆에 있다.

▲ 홍천 괘석리 사사자3층석탑. 현재 홍천군의회 옆에 보존되고 있다.
홍천향교는 조선중종 26년(1531년)에 세워졌다가 인조13년(1635년)에 현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현재 대성전, 명륜당, 동재, 서재, 관리소등과 문루인 석회루와 내삼문 등이 있으며 홍천군청 옆에 있다.

서석 풍암리 동학혁명군 전적지는 동학혁명군 최후의 항전지인 자작고개에서 관군과 싸워 800여명이 전사했다고 한다. 서면 모곡리에 있는 한서 남궁억묘역은 일제시대 대표적인 애국지사인 남궁억선생의 묘역으로 1977년 조성됐다.

홍천철비는 홍천현감을 지낸 원인춘의 선정비로 현종 2년(1661년) 홍천주민들이 건립했다. 선정비가 석비(石碑)가 아닌 철비(鐵碑)로 된 것이 이채롭다. 원래는 홍천군청 앞 도로가에 있었으나 홍천향토사료관으로 옮겨 보전하고 있다.

홍천미술관은 지난 56년 건립된 연와조, 시멘트 기와 2층건물로 관공서의 권위를 표현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고 홍천성당은 1950년대 석조성당의 전형으로 건축적인 조형미가 뛰어나다.

박정천 홍천군청 문화담당은 “홍천지역 문화재는 불교, 천주교, 유교 등 종교와 건물형식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며 “홍천지역 문화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천/권재혁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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