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민 무관심 속 목형신 선생묘 방치
김정삼·최천유 선생묘 없거나 관리 안돼

▲ 27일 오전 춘천 남산면 광판리 한 야산에 위치한 의병 목형신의 묘를 조카 목영덕씨가 바라보고 있다.

3·1절 96주년이 하루앞으로 다가왔으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항일운동을 벌인 애국지사들이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외면당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의형제 ‘3총사’로 알려졌던 목형신·김정삼·최천유 선생의 경우 묘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27일 춘천 남산면 광판리 야산.

의병 목형신씨의 묘는 흙이 흘러내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해 묘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공적을 담은 비석도 당연히 없었다.

목 씨는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에 분노해 1895년 을미의병에 가세했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고 군대해산령이 떨어지자 춘천으로 돌아와 항일 투쟁을 벌였다. ‘춘천노래’, ‘조국노래’,‘독산도노래’ 등 당시의 시대 상황과 심정을 담은 노래를 작곡해 부르기도 했다.

원주에서 장병들을 모아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는 등 항일활동을 한 김정삼씨의 경우 묘가 북산면 청평리 야산에 있다고 알려지고 있을뿐 정확한 묘의 위치를 알지 못한다.

화천, 양구, 인제 등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일본군대와 전투를 벌인 최천유 의병장의의 묘는 소양강댐 건설로 수몰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정삼과 최천유 선생은 건국훈장 애국장과 독립장에 추서되는 등 국가유공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직계후손이 없어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했다.

목형신 선생의 묘도 조카인 목영덕씨가 관리하고 있지만 목씨가 고령이어서 사실상 방치돼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묘의 위치를 알 수 없어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한 애국지사들이 전국적으로 무려 4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춘천보훈지청 관계자는 “독립유공자들이 자손이 없는 경우가 많아 묘의 위치나 행적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종호 광복회 도지부장은 “애국선열들이 역사 속에 잊히는 것이 씁쓸하다”며 “정부와 자치단체 등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학수 pressn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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