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세트장 성공 확신하면 도의회 설득 원안 추진해야

강원도의회의 반대로 중단됐던 원주시 반곡동 옛 종축장부지 개발 사업이 해를 넘겨 재추진된다. 최문순 지사의 공약이기도 한 ‘드라마 세트장 설립’이 핵심이다. 드라마 대장금을 제작, 한류열풍을 일으킨 제작사 ‘뿌리깊은나무들’은 엊그제 원주시에 옛 종축장부지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했다. 드라마세트장 건립에 대한 도와 원주시의 의지가 강하고 행정적인 걸림돌도 크지 않은 만큼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의회의 시각이 부정적이고, 사업 규모도 당초보다 축소돼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두르기보다는 도와 도의회의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졸속 추진을 염두에 둔 우려다.

강원도는 지난해 종축장 부지 9만2000㎡ 가운데 활용계획이 없는 5만1339㎡를 개발키로 하고, 이 가운데 8926㎡(5필지)를 15억3220만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도의회는 부지 매각에 따른 재정 확충에 실익이 없고, 원주시의 중장기 발전계획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결시켰다. 속초 대조영세트장과 횡성 토지촬영장 등 기존 드라마 세트장이 유명무실해진 점도 작용했다. 한류 관광 명소로 부각시켜 중국인관광객을 비롯한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에도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도는 그러나 매각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규모로 사업을 재추진, 사업자가 인허가를 신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도의회는 도의 이 같은 행정 처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소규모 시설로는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 지역(반곡동)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드라마세트장의 고용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향후 발전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점도 강조했다. 도는 입장이 다르다. 세트장을 통해 강원도브랜드를 홍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가 계획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와 ‘대장금 2’ 및 ‘아사달’ 등을 연이어 제작하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최 지사가 이 사업에 애착을 갖는 건 충분히 이해된다. MBC사장 재직 시의 경험을 살려 ‘드라마세트장’을 성공시키거나 드라마 제작을 통해 한류관광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규모를 축소하는 편법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도의회를 더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의 목적과 효과를 설명하고, 도의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을 추진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편법은 졸속에 이어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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