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추진

교사 91% 사교육 확산 우려

시·도교육감협도 반대입장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모든 교과서에 한자 병기(倂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자 교육계가 ‘사교육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하나로 2018년부터 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늘리는 것은 물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주요 단어에 한자를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자 뜻이 필요한 단어가 많아 학생들의 어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한자 병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현재 중학교부터 진행되는 한문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검토도 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초등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1.1%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시 선행학습 및 한자급수인증시험 응시 등 한자 사교육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한자 사교육 풍선효과가 우려되자 전국 시·도교육감들도 오는 19∼20일 창원에서 열리는 시·도교육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철회’ 안건을 상정하고 반대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민병희 도교육감은 “초등학교 단계에 한자를 병행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어휘나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한자를 배우기 위한 과외 등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시·도교육감 차원에서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ls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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