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문화예술인 현주소
도내 문화 수요 부족 본업으로 생계 어려워
전문예술인 자원 부족
지자체 지원 소극적 선정·지원액 매년 감소

▲ 그래픽/홍석범

도내 모 극단 대표인 A씨는 극단을 15년 넘게 이끌면서 외부 후원으로 작품을 만들어 본적이 없다.

사비를 털거나 겨우 지원금을 받아 근근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지만 현실에 맞지 않은 지원에 공연할 때마다 빚만 늘고 있는 처지다.

그는 “극단 대표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가 참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수많은 연극 선배들이 어떻게 긴 세월을 견디고 살아왔는지 존경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화 예술인들이 자신의 본업을 통해 삶을 지탱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문화·예술 10개 분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예술인 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월수입 100만원 이하가 전체 조사대상자의 66.5%에 달했으며, 50만원 미만인 응답자도 25%나 됐다.

수입이 전혀 없다고 답한 예술인도 26.2%였다. 3년마다 실시하는 실태조사는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다.

화려하고 풍요로울 것만 같은 문화예술 현장에서의 ‘먹고 사는 문제’가 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강원도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예전처럼 ‘배고픔도 창작자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는 말로 외면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문화예술인 상당수가 본업으로 먹고 살기가 어렵다 보니 직장을 구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전문예술인들의 열악한 인적 인프라로 이어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2018 평창올림픽의 문화올림픽 구현을 위해 문화콘텐츠를 육성하겠다는 도가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에는 여전히 소극적이어서 도내 문화예술계의 한숨은 더욱 깊다.

도가 강원문화재단을 통해 지원하는 전문예술육성 공모사업 현황에 따르면 신청건수 대비 선정건수와 지원액이 해마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576건 신청에 318건이 선정돼 13억4800만원이 지원됐으나, 지난해에는 440건 중 171건에 11억4500만원이 집행됐다. 올해에는 더욱 줄어 404건 신청에 148건(10억4100만원) 만이 선정돼 지원금이 간신히 10억원을 넘어서는데 그쳤다.

까다로운 공모절차와 적은 예산으로 신청·선정 건수 모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으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강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매년 비슷한 예산으로 창작활동을 지원하다보니 예술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다 현실에 맞는 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원명 wonmc@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