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획] 강원대 로스쿨 7년
지역밀착 서비스 설립 취지 무색
장학금 지급 비율 해마다 곤두박질
변호사 시험 압박 특성화 교육 뒷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7년째를 맞는다. 시행 7년을 맞은 로스쿨은 2017년 2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폐지가 예정돼 있는 사법시험의 존치를 둘러싼 논쟁과 맞물려 평가가 엇갈린다.

비싼 학비 탓에 ‘돈스쿨’ 논란과 함께 임관이나 취업 관련, 학연·지연·혈연 등 배경이 좌우되면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도내 유일한 강원대 로스쿨은 도민의 의지와 지자체의 출연으로 탄생했지만 7년이 된 지금의 모습은 지역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렸다.

 

▲ 그래픽/홍석범

지역출신 저조 졸업 후 수도권행

강원대 로스쿨의 최근 3년간(2013~2015년) 입학생 중 도내 고교 출신 학생 비율은 평균 19%대에 그친다.

70% 이상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출신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졸업생들 대다수는 ‘탈(脫) 지역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진후 국회의원과 강원대 로스쿨의 ‘입학연도별 입학생 출신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입학생 40명 중 도내 고교 출신은 8명(20%)이다.

고교별로 서울이 16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가 7명이다. 서울·경기 고교 학생(23명)이 입학생 비율 57.5%를 차지히며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어 대구·부산·전북 각 2명,전남·경남·경북 각 1명이다.

출신 대학별로 따지면 82.5%가 수도권 대학 출신으로 고려대가 9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대·이화여대·한국외대·건국대 각 3명,경희대·시립대·한양대 각 2명,경북대·부산대·서울시립대·성심여대·세종대·숙명여대·연세대·홍익대·학점은행 각 1명이다.

도내 대학은 강원대 3명, 한림대 1명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입학생 40명 중 도내 고교 출신은 7명(17.5%)으로,강원대 출신은 단 3명 뿐이었다.

수도권 출신 학생들의 비중이 높자 강원대 로스쿨 졸업생의 ‘탈(脫) 지역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당초 표방한 지역밀착형 법률 서비스 제공은 갈수록 요원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강원대 로스쿨 1~4기 졸업생 146명 가운데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수표 된 100% 장학금 지급

강원대 로스쿨은 지난 2008년 설립 당시 전국 25개 로스쿨 중 유일하게 장학금 지급 비율 100%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장학금 지급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며 지난해 1학기 기준 장학금 지급 비율은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이로 인해 강원대 로스쿨은 지난해 8월 교육부로부터 설립당시 약속한 ‘100% 장학금 지급률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2015·2016년 신입생 모집 정원에서 3명 감축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강원대측이 이의를 제기한 결과 2015년 정원 1명 감축, 2016년은 유예로 행정제재 조치를 완화키로 했으나 최근 2016년도 1명 감축이 확정됐다.

강원대 로스쿨의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지난 2009년 85%를 기준으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10년 78.7% △2011년 80.4% △2012년 44.9% △2013년 43.7% △2014년 1학기 24.4% 로 나타났다.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의 ‘로스쿨 등록금 인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강원대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은 1005만원으로 전년대비 3%(29만원) 인상됐다. 강원대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 현황은 △2009년·2010년·2011년 각 1000만원 △2012년 947만 8000원 △2013년 976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강원대는 ‘로스쿨 설립인가신청 시 장학금 확보율은 100.6%라고 기재한 것을 교육부가 장학금 지급률 100% 약속이라고 자의적으로 잘못 해석했다’며 지난해 헌법재판소에 모집 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다양성·전문성 법조인 양성 취지 퇴색

로스쿨의 설립 명분은 ‘다양한 교육 구현’을 통한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 양성이다.

이에 따라 강원대 등 전국 25개 로스쿨은 공익인권·지적재산권·기업금융·환경법 등 학교별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로스쿨 출범 7년째를 맞은 현재 이 약속은 사실상 공(空)수표가 됐다.

정진후 국회의원실이 분석한 ‘2012~2014년 로스쿨별 전체 수강 인원 대비 특성화 과목 수강률’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의 특성화 과목 폐강률은 평균 16% 수준으로 나타났다.

강원대 로스쿨의 전체 수강 인원 대비 특성화 과목 수강률은 6.9%로 극히 저조했다.

강원대의 2014학년도 2학기 커리큘럼을 분석한 결과, 전체 49개 과목 중 특성화 과목은 단 5개였다.

로스쿨의 특성화 교육이 겉돌고 있는 것은 변호사 시험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입생 유치 경쟁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최우선시 돼 시험 선택 과목인 국제법·국제거래법·노동법·조세법·지적재산권법·경제법 등을 제외한 특성화 과목에 공을 들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자퇴하는 학생들이 있는 점도 특성화 과목 수강 유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5년간(2009~2014년) 강원대 로스쿨 입학생 중 학업중단자는 8명으로 4%로 집계됐다.

박지은 pj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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