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춘천교육대 교수 저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
인민·자치·정의·문명 등
7가지개념 기준 기원 추적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 역사를 되돌아보는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김정인 춘천교육대 사회과교육과 교수가 쓴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한국 민주주의의 맹아가 싹터온 과정을 복원했다. 19세기 들어 나타난 민주주의의 씨앗이 3·1운동을 거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싹을 틔우는 과정을 짚어간다.

저자는 ‘인민·자치·정의·문명·도시·권리·독립’ 7가지 개념을 통해 민주주의 역사의 기원을 추적했다. 민주주의 향유 주체로서의 ‘인민’과 민주주의 핵심 속성인 ‘자치’의 의미,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가치인 ‘정의’와 이러한 가치가 요구된 시대적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민주주의 문화적 배경으로서의 ‘문명’, 민주주의 이념 형성의 사회적 공간인 ‘도시’의 역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목적으로서의 ‘권리’ 담론 형성 과정, 국권 침탈 상황에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의 ‘독립’ 운동을 당시 사회적 배경이나 사건을 통해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기원을 19세기 발생한 농민운동과 개화운동에서 찾았다. ‘민주주의는 외부에서 수입된 제도’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자는 의도다. 공식적인 민주주의 제도는 없었을지라도 민주주의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그에 따라 개인의 삶을 엮어가는 동시에 세상을 바라본다면 이미 민주주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개인의 희생을 불사하고 민주주의를 추구한 역사적 인물로서 ‘전봉준’과 ‘김옥균’을 바라본 시각도 흥미롭다.

저자는 “19세기에 농민항쟁과 농민전쟁이 인민화의 길을 열었다면 20세기에는 자발적 결사체를 만들고 사회운동과 연대하면서 스스로 해방 문화를 만들어갔다. 제도적 해방뿐만 아니라 문화적 해방을 이룸으로써 진정한 인민화가 달성된다고 볼 때, 이는 100년이 넘게 걸린 기나긴 혁명이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서울대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 동대학 인문대학 국사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근대사를 전공했으며 2004년부터 현재까지 춘천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로 활동중이다. 근현대 민주주의 역사를 연구하고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천도교 근대 민족운동 연구’가 있으며 ‘미래를 여는 역사’, ‘개벽에 비친 식민지 조선의 얼굴’, ‘한국 민주화운동의 성격과 논리’ 등을 공동집필했다.

안영옥 okisou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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