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김유정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거품 인생

김상현

김상현 2015년 09월 23일 수요일

내가 거품이 많다고?

맞아, 내 생각들은 피지(皮脂) 많은 지성이니까



그대들의 생각은 신선한가?

종이컵 가득 든 삼겹살 기름 같은 생각들

빨대로 불면 부글부글 거품이 일지

그대들의 거품, 그대들의 생각들

더 높이 더 많이,로 피지를 재배하는 그대들

수명이 연장되니

이제는 더 멀리,로 피지의 이모작을 하는 그대들

거칠고 윤기 없는 생각들, 검은 양복에 내린 하얀 재들

거품이 필요한 거지



즐거운 나의 샴푸는

내 머리 위에 수국(水菊) 송이를 피워 올리지

모발 틈틈이 하얗게 서리 맞은 생각들

손가락 쟁기로 갈아엎으면

뽀글뽀글 뽁. 뽁

옹알이 거품마냥 피어오르는 거지

이를테면 돈 냄새 나는 푸석한 생각들

동전크기만큼만 샴푸를 덜면

꽃망울 뽁. 뽁 터지며 피워 오른다는 거지



나는 거품의 인생

하루 두 번 생각을 감지

최적의 빛 반사율을 만들어주어

싱그러운 생각이 치렁치렁하지



나와 함께 샴푸하는 그대여

어때, 수국으로 피어오르는 느낌, 개운한가?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http://www.kado.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