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술의 매력에 ‘흠뻑’ 우리술 연구로 국내 명인 대열
2012년 영월 정착이후 전통주 복원에 열정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한국 대표 명주 만들것”

▲ 박태균 팀장이 솔잎과 연잎 등으로 빚은 누룩의 발효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영월/방기준

“민속명절에는 맛과 향이 일품인 전통주가 최고죠.”

영월청정소재산업진흥원 박태균(43)팀장이 국내 명주가(名酒家)족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 팀장은 지난 15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2015 궁중술빚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가양주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궁중술복원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5000년 한국 명주 복원을 위해 ‘왕에게 올리는 술’을 주제로 명인을 선발했다.

이 대회에서 박 팀장은 녹두와 찹쌀을 이용해 빚은 누룩으로 ‘단종대왕께 바치는 술’제목의 백수환동주(白首還童酒)를 직접 만들어 맛·향·빛깔 등의 1차 관능평가를 통과했다.

이어 14명과 경쟁을 벌인 본선에서 심층 면접심사를 거쳐 금상을 차지,명인으로 인정받았다.

박팀장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집에서 담근 술 가양주(家釀酒)와 전통주 빚는 방법을 소개한 1600년대말쯤으로 추정되는 고문헌 주방문(酒方文)을 들여다 보고 궁중술이라는 프리미엄에 걸맞게 정성을 들였다.

박 팀장은 지난 2009년 10월 베를린에서 만난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서 술의 장인을 만나 향과 맛을 온몸으로 느꼈다. 우리 막걸리를 흔들어 놓은 것 같은 진하디 진한 둔켈,진하지 않으나 맥주 특유의 향이 있었던 헤파바이젠,금빛 맑은 크리스탈 등 맥주의 고장 독일에서 술의 신세계를 맛보았다.

애주가로서 맥주 만들기를 배워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 때마침 국내에서는 막걸리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우리술을 배우고자 전통주 전문교육기관을 찾아 3개월간 양조이론과 전통주를 직접 빚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의 49종, 산가요록((山家要錄)의 55종, 역주방문(歷酒方文)의 40종 등 조선시대 고문헌을 공부해 다양한 술들을 빚어본 결과 맛과 향 또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술들을 맛보았다.

2012년 영월청정소재산업진흥원으로 자리를 옮긴 박팀장은 한강의 줄기인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영월이 발효를 하기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갖고 있으며 청정지역의 자연환경마저 뛰어나 전통주 복원과 활성화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술샘이 있는 주천(酒泉)지명과 술샘박물관·단종과 김삿갓문화제 등 전통주와 직접 연관된 우수한 컨텐츠가 많은 데다 술의 저장 숙성을 위한 자연동굴 및 폐광이 산재해 있으며 옥수수와 수수·포도·사과·산야초 등 품질이 우수한 농특산물들이 풍부해 이를 활용한 지역 특산주 개발로 6차산업 활성화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팀장은 이태영(60)원장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전통주 저변 확대를 위해 10∼15회에 걸쳐 지역주민을 위한 전통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양조의 기본이론부터 고문헌 재현 수업,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옥수수엿술·수수술 명인 전수 교육 등 전통주 계승작업을 통해 창업프로그램 연계 및 지원을 추진중이다.

또 영월전통주 명인선발대회를 개최해 지역 전통주의 맥을 잇고 명품술을 되살릴 수 있는 명인을 발굴할 계획이다.

박태균 팀장은 “술의 고장 영월에 걸맞게 한국의 대표적인 명주를 만들어 세계인이 함께 하는 우리술을 만들고 싶다”며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영월의 전통주가 세계의 명주가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욕심”이라고 밝혔다.

영월/방기준 kjb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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