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가을 정기세일 판박이·이월상품 대부분
생필품 위주 할인·전통시장 적자폭 키워

 

“가을 정기 세일인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인지 분간이 안갑니다.”

정부가 내수회복을 위해 꺼내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유통업계 합동 할인)’ 첫번째 주말인 3일 강원도내 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춘천의 A 백화점은 이날 오전부터 쇼핑 고객들로 북적였지만 실제 매출은 높지 않았다는게 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화점 내 매장에서는 가을 정기세일만 진행되고 있었고 할인 품목은 구두·가방·의류 등 대부분 이월 상품으로 신상품 할인은 일부 브랜드에만 적용됐다.

이 지역 의류 매장들도 ‘블랙프라이데이’행사가 아닌 가을 정기세일만 진행하고 있었다.

일부 매장에선 ‘블랙프라이데이’현수막이 걸렸지만 실제 할인율이 20%에 그쳤고 할인기간도 정부가 애초 정한 14일이 아닌 상품 소진시까지였다.

원주의 B 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부 매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행사를 진행했지만 기존 가을 정기세일과 할인율이 비슷했고 할인율이 높은 상품은 대부분 이월상품에 불과했다.

심지어 고객과 백화점 직원 간 할인율이 다르다는 이유로 말다툼하는 상황도 목격됐다.

이날 백화점에서 만난 고객들 대부분은 ‘블랙프라이데이’행사 때문에 백화점을 방문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도내 마트들도 3~4일 이틀간 판매액이 지난 주말보다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했다는 평을 내놓았다.

춘천의 C 마트 정육점 코너에는 ‘블랙프라이데이 기획상품’이라고 적힌 문구아래 1등급 삼겹살,목심,앞다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춘천 후평1단지시장과 원주 자유시장 등 도내 전통시장 5곳도 이번 ‘블랙프라이데이’행사에 참여했지만 주말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상건 강원상인연합회장은 “주말을 맞아 전통시장을 둘러봤지만 이렇다 할 매출을 올렸다는 상인을 만나기 어려웠다”며 “마트가 생필품 위주로 할인해 전통시장 유입 고객마저 줄었다”고 말했다. 박성준 kww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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