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간 함께 일한 남성이 ‘전문브로커’
괴한 무리에 살인 전과 ‘전문가’ 포함
피해 박근철 선교사 밝혀

▲ 일러스트/조영길

속보= 필리핀 현지에서 선교사로 활동중인 강원도민이 괴한들에게 피습돼 중상을 입은 사건(본지 10월 7일자 1·5면)은 전문 브로커 개입 등 사전 치밀한 범행계획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피해자 박근철(55·강릉·사진) 선교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브로커 검거 소식 등 현지 경찰이 분석한 사건 경위 등에 대해 밝혔다.
 

▲ 필리핀에서 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해 중상을 입고 7일 귀국한 박근철(55·강릉) 선교사가 공항에서 119구급차량으로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돼 진료를 받고 있다.

박씨는“귀국 전날인 지난 6일 필리핀 현지 경찰들을 만나 이번 피습사건에 가담한 브로커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알고보니 내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4개월 정도 일을 함께해 온 60대 남성으로 밝혀져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조사 결과 범죄 전반을 구성하는 브로커로 가담한 60대 남성은 괴한들과 공모,범행 대상으로 삼은 박씨 일행의 동선과 이동시간대 등 범죄에 필요한 유용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에 직접 참여한 괴한 3명은 20대 초반 2명과 20대 중반 1명 등 용의자가 특정 돼 경찰이 추적 중이다.

특히 20대 중반의 남성은 살인 전과범으로 소위‘전문가’로 알려져 현지 경찰들도 조심스럽게 수사망을 좁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인 대상 괴한들의 피습사건은 단순 강도를 벗어나 치밀한 계획범죄로 대부분 짜여지는 것으로 드러나 필리핀 한국인 피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박씨는“괴한 3명이 소위 한국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골라가며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현지 경찰의 얘기를 들었다”며“사건 당시를 떠올리면 너무 괴롭지만 보름 뒤쯤에는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선교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날 가족 등의 입원 권유를 마다하고 자택이 있는 동해에서 당분간 요양하기로 했다.

이에앞서 지난 달 29일 밤 10시쯤 필리핀 오로라주 딩갈란 지역에서 선교활동 중인 박근철(55·강릉)·김병근(42·충청)씨와 양정규(19·춘천)군 등 한국인 3명이 복면을 쓴 채 총과 칼로 무장한 필리핀 괴한 3명에게 피습을 당했다.

이로인해 박씨가 얼굴에 심한 골절상을 입는 등 중상을 입고 현금(200여만원 상당)과 휴대폰 3개,여권 등을 갈취당했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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