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강원, 길을 묻다
동해북부선 건설 필요성
경제영역 유라시아로 확대
북한 군사적 부담적어 선호
내년 국가철도망 반영 시급

한반도 동해안을 남∼북으로 내달리는 종단 철도망 건설이 활기를 띠면서 강릉∼고성 제진을 연결하는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이 시급한 현안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동해선 철도망 구축사업은 현재 도내 삼척∼경북 포항(166.3㎞)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 신설 공사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중이어서 강원∼영남권 동해안이 열차로 연결되는 새지평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동해북부선 건설 필요성

▲ 강원도 고성군 민통선 지역에 있는 동해북부선 제진역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재진 부연구위원은 “현재 건설 중인 동해중부선(삼척∼포항) 철도가 북부선(강릉∼고성)과 연결되면,남∼북한 철도 연계를 통해 북방경제시대 우리나라의 경제 영역을 유라시아 대륙까지 확대하는 토대를 다지고,관광 및 물류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남∼북한을 넘어 중국횡단철도(TCR) 또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로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하나의 운송로로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부산∼강릉∼고성을 연결하는 동해선 철도망 구축은 향후 북한 나진·선봉지구까지 한반도종단철도(TKR) 완성을 앞당기는 선결 과제다.

한반도종단철도는 남∼북 철도 연결사업 노선 가운데 군사적 부담이 적다는 측면에서 북한 측이 선호하는 노선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향후 대륙횡단철도와 연결되면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현실화시키는 첩경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노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강릉∼고성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은 미시적으로 접근해도 동해안에 즉각적이고,다양한 파급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서 횡단철도(원주∼강릉, 춘천∼속초)와 연계되는 국내·외 관광객 유입 증대와 동해안 비철금속소재 산업발전,러시아·북한 등지의 북방자원 유입 및 수출루트 형성,항만 물류유통 활성화,민간투자촉진 등에 다목적 시너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동해선 철도 현재 실태

동해안 해안선에서 현재 열차가 운행하는 구간은 남부권 산업 밀집지인 포항에서 경주를 경유해 울산∼부산으로 연결되는 노선과 삼척∼동해∼강릉(57.2㎞) 뿐이다.

남∼북 연결 열차도 2002년 남과 북이 연결에 합의한 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7년 남고성 제진역∼북고성 금강산역을 잇는 25.5㎞ 구간에서 열차가 시험운행됐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8년 경북 포항∼영덕 간 44.1㎞ 착공에 이어 2014년에는 경북 포항∼삼척 간 122.2㎞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이 본격화됐다. 오는 2020년에 중부선이 개통되면,이제 동해안에서 철도 미개통 구간은 강릉∼고성 동해북부선 110.2㎞만 남게된다.

동해안에는 과거 일제강점기에 원산∼양양을 연결하던 동해북부선 철도가 있었다.

지하자원 수탈 등을 위해 1937년 함경남도 안변역∼강원도 양양역(양양철광) 사이 총연장 192.6㎞에 철도가 건설됐다.

강릉부시장과 원주시장을 역임한 정호돈 전 강릉문화원장은 “강릉 사람들도 양양역에서 열차를 이용해 안변역까지 이동한 뒤 서울행 열차를 탔다”면서 “포항∼삼척 철도가 건설되는 만큼,강릉∼고성 연결을 통해 동해안 종단 철도망을 이제는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해북부선 건설 방안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기본계획(2016년∼2025년)’ 반영이 매우 중요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에 반영 여부가 결정되는데,철도망 계획에 반영돼야 예비타당성 조사 등 건설 준비작업을 본격화하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노승만 강원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철도는 네트워크로 연결돼야 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측면에서 원주∼강릉 철도,춘천∼속초 철도와 강릉∼고성 동해북부선이 서로 이어져야 한다”며 국가철도망 기본계획 반영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노 연구위원은 “특히 동해북부선 철도는 통일 및 북방경제시대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국가발전 전략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이 최근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동해안 원산 관광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남∼북 철도 연결에 호의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역내에서는 기존 철도 운영노선인 삼척∼동해∼강릉 57.2㎞ 구간의 철도시설 현대화작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강릉/최동열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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