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강원, 길을 묻다
동해·묵호항 국제항로 사통팔달
동북아 최단거리 전초기지 역할
내년1월 동해항 7만t 크루즈 운항
대형크루즈 위한 항만 마련 숙제

강원도가 바닷길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극해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북극해 항로 개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 항만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하고,극동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일본 중북부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도는 이런 이점을 통해 동해안 항만을 북극해항로의 전초기지로 구축해 나가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북극항로 개발과 맞물려 산업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부합되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크루즈는 ‘바다를 떠다니는 호텔’로 대표적인 미래 관광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도는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크루즈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마침내 내년 1월 동해항에 7만t급 크루즈가 첫 운항을 한다. 강원도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척과 크루즈산업의 현 주소와 과제를 짚어봤다.

 


■북극해항로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은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창조의 대륙,평화의 대륙으로 만들기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대륙의 철도망과 북극해 항로 물류 루트를 연결하는 새로운 복합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북극해 항로를 개척할 경우 기존의 수에즈 항로에 비해 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거리가 최대 40%,운항시간은 최대 10일,컨테이너 화물 운송비용은 25%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러시아 무르만스크항에서는 벌크화물이 북극해 항로를 통해 연중 수송되고 있고, 2030년쯤에는 정기선이 운항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북극해항로 개설에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한국 기업들도 북극해 항로에 잇따라 도전하고 있다.

북극해항로가 상용화되면 아시아·유럽 교역의 중심이 될 것이다. 북극해항로 상용화는 시간문제다. 지난 2009년 2회에 불과했던 북극해항로 선박운항 횟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북극해 항로의 전초기지를 강원 동해안 항만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동해항을 모항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 사카이미나토 등의 국제항로를 운항하고 있어 환동해권의 사통팔달이자 요충지이다.

지난 4월 동해항을 모항으로 취항한 MCC트랜스퍼 컨테이너 국제항로 역시 블라디보스토크,상해,동남아 지역의 운항으로 컨테이너화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시멘트 수출입 물동량이 동해,묵호항을 통해 처리되는 등 벌크화물 공급의 중심항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해안은 수도권과 접근성 측면에서 부산보다 육상 수송거리가 140㎞ 단축 등 우위에 있고,부산항과 울산항보다 북극해 항로 진입이 빠른 이점이 있다.

여기에 도의 항만은 극동러시아,중국 동북3성,일본 중북부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대북방 무역의 전진기지로서 절대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는 이런 여러가지 이점을 통해 동해안 항만을 북극해항로의 전초기지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강원도만의 지정학적 위치,2018 동계올림픽 개최,날로 성장되는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살려 북극해 항로 개척이라는 원대한 꿈에 도전장을 던졌다”며 “북극해 항로 개척의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크루즈 산업

최문순 지사는 크루즈 산업을 강원도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도는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크루즈 산업 육성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등 크루즈 산업 육성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크루즈 선사가 파산하면서 시범 취항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무산될 것만 같았던 크루즈산업은 지난해 11월 도가 중국 선사와 크루즈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재시동을 걸었다.

도와 중국 상하이 스카이씨 크루즈(Skysea Cruise)사는 7만2000t급 스카이씨호 동해항 입항을 위한 합의각서(MOA)에 사인하면서 중국과 동해항을 잇는 항로 개설에 성공했다.

메르스 여파로 올해 취항 계획이 무산됐지만 내년 1월 마침내 동해항에 7만t급 크루즈선이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하지만 도의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

해선 아직 갈길이 멀다.

도가 크루즈 산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국내외 크루즈 선사들이 10만t급 이상으로 대형화하고 있지만 도내 항만규모로는 대형 크루즈를 유치할 수 없다. 국제크루즈 모항으로 육성되는 속초항도 접안 규모는 최대 7만t급에 불과하다.

속초시가 정부에 10만t급 부두 확충을 건의한 상태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는 현재 도내 항만 시설범위 내에서 접안이 가능한 크루즈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항만인프라에 대한 확충이 없으면 크루즈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백오인 105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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