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지원 바탕 올림픽 대비 명품주 개발 시급”

강원도 술 산업은 3년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강원도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지역 전통주 소비문화 장려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정부에서도 내년 2월 소규모 전통주류 제조면허 신설을 통해 국내 술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시점에서 강원도민일보는 지난 8월부터 모두 11회에 걸쳐 ‘강원의 술-향기로운 미래’를 주제로 한 기획보도를 통해 강원도 술 산업화의 길을 모색했다. 기획보도 마지막 시리즈로 강원 술 산업 현 주소와 방향에 대한 전문가 지상토론회를 마련했다.
 

 

■ 강원도내 전통주, 수제맥주 등 주류시장의 현주소는.

△정회철 대표= 우리 ‘예술’만 해도 역사는 짧지만 전통주 시장에서는 그럭저럭 많이 알려져 있다. 올해는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도와 홍천군은 자치단체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직접 찾아오는 공무원도 없다. 이걸 어떻게 강원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전통주 조례를 제일 먼저 제정한 지방자치단체치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게 현실 아닌가. 2014년의 생명다양성 총회에 만찬주로 선정된 업체들에게 협찬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없었다는 것이 현실이다. 재정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지경배 위원= 강원도는 물이 좋고 쌀이 좋아 명품주 생산에 유리하다. 또한 전통적으로 밭작물과 산야초가 풍부하여 약주(藥酒) 생산에 적지이다. 이를 반영하듯, 강원도의 술 생산량은 전국의 22%로 높고, 약주는 49%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술 생산량은 많지만 주민소득과 직결되지 못하고 있다. 원료(물)는 강원도지만 생산·판매는 대기업에서 하기 때문이다.

△장정룡 교수= 현재 강원도 술관련 산업은 타 문화식품산업에 비해서 명품주의 대표성이 미약하고, 생산기반이 취약하며, 주류시장의 안정적 판로도 확보를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실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지원하는 총체적 전략마련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좋은 술이 그 지역을 살린다’는 지역발전전략과 명품브랜드 명제제안과 그 구체적 실천이 필요하다.

△이이한 대표= 농림부가 전통주를 복원하고 지역에 농촌고용을 늘리고 농촌경제 지역 경제를 살려 보려고 약 15년에 걸쳐 7~800여개의 회사가 술을 제조할 수 있는 추천면허를 내주었으나 면허를 받은 수많은 전통주 제조업체가 제도적 규제와 현실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상현 대표= 강원도의 주류 시장은 아직 침체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수제 맥주의 경우를 보더라도 현재 도내에 면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2곳뿐이다. 수제 맥주의 시장이 확대되기 전에 고품질의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 보다 더 많은 판매가 이루지고 있는 등 수제 맥주의 시장은 큰 변혁기에 와있다. 이외에 전통주 또한 침체를 넘어 고사의 위기다. 전통주 시장의 위축과 더불어 대부분의 도내 전통주 제조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인한 저조한 R&D(연구와 개발)는 더욱 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 강원 도내 전통주 시장이 활성화되고 강원산 명품주가 탄생하기 위해 행정적 지원 등을 비롯해 어떤 노력이 이뤄져야 하나.

△지 위원=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약주가 판매되지만 ‘강원도’하면 떠오르는 대표 명주(名酒)가 없다. 양은 많지만 질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 술의 산업화 전략이 필요하다. 강원도 술의 명품화, 제조 기술의 첨단화가 요구된다. 강원도 술의 명품화는 ‘동계올림픽 만찬주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이다. ‘동계올림픽 건배주 콘테스트’, ‘동계올림픽 名酒 18선’ 선정 등을 통해 올림픽 ‘건배주’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장 교수=강원전통명주는 이른바 세계인을 대상할 글로벌 K푸드로 발전할 여지가 풍부하다. 호자연 즉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 선인심 즉 착한 사람들이 빚어낸 명주라는 강원대표주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협화돼야 한다. 생산자, 후원자 그리고 국제화 추진자이다. 지역별로 전통적인 명주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품질인증과 생산자의 문화재화가 뒤따라야 한다. 명인, 명품, 명소 즉 강원 3명산업으로 전통주 시장을 경쟁을 통한 발전, 지원을 통한 명품화 홍보를 통한 국제화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 대표=강원도가 전통주조례안을 만들어서 공표하였는데 국무총리실에서 부지사급회의 때 국무총리가 칭찬을 하여 다른 도에 귀감이 된 사례가 있다. 이러한 발상에 공무원은 진급에 반영하여 앞으로 강원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주산업을 육성시키고 성공하려면 강원도 지식층들과 강원도 공무원이 우선 전개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 대표= 예로부터 술은 그 원료가 생산되는 지역이나 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 명주가 나왔다. 곡창지대인 호남 또는 유교문화가 발달한 영남지역에서 명주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술의 원료인 쌀은 어느 지방에서나 잘 자라고, 쌀의 품종이 개량되어 지역적 차별성이 적다. 오히려 강원도는 술의 원료 중에 하나인 물과 누룩의 장점을 갖고 있다. 자연환경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강원도는 당연히 물이 좋을 수밖에 없고, 누룩도 청정 환경의 강원도만의 균을 갖고 있다. 또한 도로가 잘 정비되어 수도권에서 2시간이면 강원도 어느 곳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술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있고, 소비자가 가까이 있다. 앞으로 ‘술’하면 ‘강원도’가 생각될 정도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김 대표=전통주의 경우 지역 특산주로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재료의 100%를 지역에서 구입 해야만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이를 ‘국내 생산 농산품’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지역 특산주의 저렴한 세율과 다양한 재료 사용을 통해 소규모 양조장들의 경쟁력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양조장들은 정확한 콘셉트와 마케팅 그리고 교육을 통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자체 또한 양조장들의 재투자와 교육에 자금 및 행정 지원을 해야 한다.



■ ‘강원의 술’ 관련 하고 싶은 말씀은.

△이 대표=강원도민일보의 술 기획 12회 시리즈는 참으로 창의적이고 신선한 기획취재였다고 생각한다. 강원경제를 역행하는 감시체계를 발족하여 강원경제를 튼튼히 만드는 기초 작업을 해주실 것을 희망한다.

△정 대표=강원도가 내세울만한 것은 청정자연이다. 그것이 다른 지방보다 비교우위를 갖는 것이다. 자연을 잘 활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먹거리이다. ‘술’의 경우, 집중육성하면 다른 지방보다 우위에 설 수 있고, 관광객을 불러 올 수 있는 훌륭한 재료이다. ‘술’을 술로 볼 것이 아니라 된장, 간장, 식초와 같은 발효음식 중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 발효문화의 선두에 강원도가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기왕에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하면 길이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 위원=우리나라 술소비는 아직까지 소주, 위스키 등 강한 술의 소비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선진국처럼 강한 술에서 약한 술로 바뀌고 고급화, 기능화 될 것이다. 특히 세계인의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격조 높은 술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청정한 강원도의 물로 명품주를 개발하고 강원도 술 산업을 고부가가치 발효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장 교수=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강원문화의 아이콘으로 술맛이 좋은 전통명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강원의 3씨 즉 솜씨, 맵씨, 마음씨를 담은 전통주의 창안과 활용이 필요할 것이다. 즉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을 잘 계승해서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한 참 맛, 강원인의 멋과 맛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 강원도는 영서의 중심인 원주와 영동의 대표 관광지인 강릉과 속초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대표 할 수 있는 술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으로 하우스 막걸리의 도입으로 각 지역을 대표할 전통주의 탄생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수제 맥주 또한 2018년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탄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강원도와 지자체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끝> 정리/김세미

< 토론자 >

- 김상현 수라 발효가 대표

- 이이한 도전통주협회장

- 장정룡 강릉원주대 교수

- 정회철 홍천 예술 대표

- 지경배 강발연 연구위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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