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출신 이순원 작
장편 ‘삿포로의 여인’
대관령·삿포로 배경
낯선 땅 운명적 만남

▲ 이순원

강릉 출신 이순원(사진) 작가의 문체는 대관령을 닮았다. 그가 6년만에 대관령을 무대로 한 장편소설 ‘삿포로의 여인’을 펴냈다.

소설에는 삿포로에서 태어나 대관령에 와서 살았던 한 여인, 그리고 대관령에서 태어나 결국 삿포로로 떠나가버린 여인의 딸이 등장한다. 저자는 “어느 가을 삿포로를 방문했을때 대관령과 너무 비슷해 놀랐다”며 “대관령에서 자란 아이가 말 하나 글 하나 배우지 않은 채 이곳에 와 살아도 외롭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삿포로에서 자라 겨울 끊임없이 내리는 눈 말고는 모든것이 낯선 대관령에 와서 사는 한 여인이 있다. 그 여인이 낳은 아이는 다시 대관령에 와서 보았던 붉은 열매의 마가목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낯선 삿포로에 가서 살고 있다.

이야기는 신문기자 박주호가 중학교 시절 처음 시라키 레이와 연희를 만났던 날의 기억으로 시작된다. 횡계 버스정류소에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던 유강표와 이국적인 얼굴의 일본여자 시라키 레이,손목에 풍선 하나를 매달고 유강표를 “아빠”라 부르던 연희를 보았던 날이다. 박주호에게 21년 전 대관령 시절을 떠오르게 한 것은 연희의 오빠 유명한의 갑작스러운 연락 때문이었다. 그는 유명한을 만나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의 사랑,비운의 국가대표 스키선수 유강표,그리고 오수도리 산장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 삿포로의 여인

저자는 눈의 고장 대관령과 삿포로에 내리는 겨울눈처럼 ‘운명적’이고,봄눈처럼 쉬이 녹아버려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고자 했다.

황정은 소설가는 추천사에서 “고백한 적은 없지만 선생을 이룬 것 중에 내가 은밀하게 샘내는 것이 있다. 선생의 대관령이다. 선생은 선생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관령을 말한다”고 말했다.

이순원 소설가는 1957년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강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동인문학상,현대문학상,이효석문학상,한무숙문학상,남촌문학상 등 국내 거의 모든 문학상을 휩쓸며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284쪽 1만3000원 문예중앙.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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